수십억 원을 투입해 보수공사를 반복한 제주복합체육관이 지난해 전면적인 보강공사에도 불구하고 폭우에 침수되는 굴욕을 맛봤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전날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제주시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애향운동장 옆 제주복합체육관 배수관이 막혀 건물 내부로 빗물이 쏟아졌다.

제주시는 이날 오후 3시59분을 기준으로 시간당 36.0mm의 강한 비가 내렸다. 비슷한 시간 오등동은 57.5mm, 대흘은 44.5mm, 금악은 39.5mm의 시간당 폭우를 기록했다.

건물의 배수구가 강수량을 버티지 못하면서 빗물이 건물 안으로 밀려들었다. 체육관 3층과 2층 천장에서 물이 넘치면서 바닥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다.

침수 소식에 직원들은 긁개와 쓰레받기 등을 동원해 저녁까지 물을 퍼냈다. 오늘(28일) 아침에도 수건 등을 이용해 바닥에 고인 물을 제거하고 물품을 말렸다.

7월27일 폭우로 빗물이 건물 내부로 쏟아진 제주복합체육관 동측 2층 내부의 모습. 물이 천장과 벽을 타고 흐르면서 곰팡이가 생겼다.
7월27일 폭우로 빗물이 건물 내부로 쏟아진 제주복합체육관 동측 2층 내부의 모습. 물이 천장과 벽을 타고 흐르면서 곰팡이가 생겼다.
7월27일 폭우로 빗물이 건물 내부로 쏟아진 제주복합체육관 동측 2층 계단에 빗물을 흡수시킨 종이상자들이 널브러져 있다.
7월27일 폭우로 빗물이 건물 내부로 쏟아진 제주복합체육관 동측 2층 계단에 빗물을 흡수시킨 종이상자들이 널브러져 있다.

복합체육관 신축공사는 2013년 3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이뤄졌다. 국비 45억원과 지방비 105억원 등 총 150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9914.29㎡ 규모로 지어졌다.

2014년 3월 준공식을 열었지만 석달 만인 그해 6월2일 강풍에 건물 남측 지붕 350㎡가 뜯겨져 나갔다. 2~3m에 이르는 자재 더미가 체육관 곳곳으로 날아다니며 시민들을 위협했다.

재공사에도 불구하고 2년만인 2016년 10월5일 태풍 차바로 지붕 1825㎡이 다시 뜯겨져 나갔다. 이번에는 천장 중앙에 가로 40m, 세로 40m의 거대한 구멍이 뚫렸다.

2018년 8월23일에는 북동측 천장이 보기 좋게 날아갔다. 파손된 규모만 900㎡에 달했다. 지붕이 뜯긴 당일 오전 8시 제주시 순간최대풍속은 32.2m/s 수준이었다.

제주도는 태풍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에도 총사업비 7억원을 투입해 건물 지붕 3927㎡ 전체 위아래로 재차 고정시키는 추가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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