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대란 대비 제주 사상 첫 독감 집단면역 추진...98억 투입 18세~62세도 전액 무료 지원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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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유행에 대비해 사상 초유의 전도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독감예방접종 예산 98억원을 포함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최근 본회의에서 수정 가결했다. 총 예산은 기존 6조538억원보다 975억원 늘어난 6조1513억원 규모다.
 
이 중 눈에 띄는 사업은 독감예방접종이다. 제주도는 가을·겨울철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모든 도민에게 독감 백신을 투여해 집단면역 체제를 만들 계획이다. 

제주에서 코로나19 재창궐과 독감 유행이 겹칠 경우, 도내 의료 서비스가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당초 제주도는 독감 백신 구입비와 위탁의료기관 접종비 지원을 위해 103억6200만원을 편성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5억원이 삭감돼 최종 98억6200만원이 살아남았다.

기존 독감 백신은 취약계층인 만 12세 미만 영·유아·청소년과 만 65세 이상 고령층만 무료로 지원해 왔다. 나머지 계층은 1인당 1만원 안팎의 개인 비용을 들여 백신을 맞아왔다.

코로나19 사태를 의식해 정부는 올해 3차 추경에서 489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백신 무료지원 대상을 만 12세 미만에서 18세 미만, 만 65세 이상에서 62세 이상으로 대폭 늘렸다.

제주도는 지원 대상에서 빠진 18세 이상~62세 미만 약 30여만명에도 무료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다. 광역자치단체에서 모든 주민에 독감 백신을 투여하는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특히 제주도는 3가 백신뿐 아니라 4가 백신도 지원하기로 했다. 3가는 2종류의 A형 바이러스와 1종류의 B형 바이러스가 들어 있다. 4가에는 B형 바이러스 1종류가 추가된다.

정부 백신 지원 사업비는 국비와 지방비 각 20억8000만원씩 총 41억6000만원이다. 제주도 자체 사업비 98억6200만원을 더하면 총 지원 예산만 140억원에 달한다.

백신 접종은 이르면 9월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제주도는 영유아와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우선 접종하기로 했다. 중장년층은 후순위로 밀려난다.

문제는 백신 확보다. 정부의 무료 지원 확대로 전국적으로 무료 접종 대상자는 기존 1445만명에서 1900만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국내 독감 백신 출하량은 2500만명분이었다.

정부는 올해 제약회사의 출하량을 2700만명분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늘 경우 제주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백신 공급 대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가을부터 코로나19와 독감이 함께 유행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을 포함한 전 도민에게 독감 예방 접종을 시행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독감 백신 예산이 확보된 만큼 최대한 9월부터 접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백신과 관련한 공개 입찰이 시작되면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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