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솔동산문학회(회장 강승원) 동인 박인선(59)이 시인으로 등단했다.

박인선은 통권 제356호 월간 <문예사조> 8월호, 신인작품상 시 부문에서 <그때가 사월이었다지>, <벌초하던 날>, <동박새 어디 가나> 등 3편으로 당선됐다.

당선 소감에서 “어릴 적 친구들과 시집을 같이 읽으며 동화 세계에 빠지는 듯 세월, 늘 시에 대한 열망이 있었지만 선 듯 나서지 못했다”며 “저명 시인의 작품을 읽을 때면 눈물이 글썽거릴 때도 있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아름다운 시를 빚고 싶다”고 밝혔다.

박인선은 지난 2015년 솔동산문학 창립 동인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농사를 짓고 있는 법환마을 토박이 시인이다.

심사평에서 이재영, 김송배 심사위원은 “평범한 대화에서 살피는 정서의 환기는 바로 시적 의미와 소통하는 정서가 시적으로 형상화하는 출발로서 공감을 더욱 충족시키고 있다. 정서의 환기와 언어의 함축 그리고 이미지의 창출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새 출발을 축하한다”고 호평했다.

그때가 사월이었다지
박인선

사실은 나도 모르는 일이었어
설운 어머님이 말씀하셨고
칭원하신 아버님 어깨를 타고 내리는
그날에 일들을 
듣고서야 알았던 거야
그때가 사월이었다는 것을

올래 마다 
농로마다 
사라진 길을
두 눈 감은 채 손금 더듬듯이 
기어 다니셨다고 그러셨어.

제삿날을 잃어버린
우리 어린 삼촌은
아직도 몰라 어디에 계신지는

된장에 담근 놈삐와 냉수 한 그릇
하루해가 너무 길었다고 하셨어.

그때는 소쩍새도 울지 않았다며
낮말은 하나 있는 아들이 듣고
밤 말은 동네 사람들이 귀속 말로 하는 걸 봤다
그러나
누가 들었는지도 몰라
우린 그렇게 살았어.
나 설운 애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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