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갈등해소특위, 1-2단계 도민여론 수렴 채택...제주도 "도의회와 함께 않겠다"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6일 오후 제10차 회의를 열고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 방안 추진계획을 채택했다.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6일 오후 제10차 회의를 열고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 방안 추진계획을 채택했다.

제주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의견 수렴을 제주도의회와 제주도가 결국 따로 하게 됐다.

제주도의회가 함께 하자고 제안했지만 제주도가 거부했고, 도의회는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 방안 추진계획 '을 단독으로 채택했다.

다만 갈등해소특위가 원희룡 제주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함에 따라 도의회와 제주도가 공동으로 제2공항 갈등해소 도민의견을 수렴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6일 오후 2시 제10차 회의를 열고,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 방안 추진계획'을 채택했다.

이는 국토부와 제주도, 도의회, 반대단체가 4차례 쟁점해소 공개토론회를 마무리함에 따라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수렴해나갈 지에 대한 로드맵이나 다름 없다.

제주도의회는 1단계로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2단계로 도민사회 의견 수렴에 따른 특위활동 방안을 설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단계 여론조사에선 향후 제주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해 어떤 방법론으로 추진했으면 좋을 것인지 공론조사나 심층여론조사, 주민투표 등을 물을 예정이었다.

2단계에선 도민사회 의견 수렴에 따른 향후 특위 활동방안 제시와 더불어 도민의사에 따른 향후 진행방법에 대한 국토부-제주도를 비롯한 찬성단체와 비상도민회의 등 반대단체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특위 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이상헌 공항확충지원단장을 출석시켜 갈등해소 방안에 대해 제주도와 도의회가 공동으로 도민의견을 수렴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상헌 단장은 "갈등해소에 중점을 두고, 도민들이 우려하는 상황이나 상생방안에 중점을 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며 제주도 자체 도민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분명히 했다.

공론조사나 주민투표 등 제2공항 찬-반을 묻는 것에 대해 이 단장은 "그런 방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숙 의원은 "의회도 8~9월, 제주도 역시 두달간 의견수렴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며 "그렇게 되면 의회나 도의 스케쥴은 같다. 마지막에 똑같은 내용을 서로 나눠서 진행하느냐. 함께 도민사회에 묻자"고 공동 의견수렴을 제안했다.

이 단장은 "의회가 제시한 의견수렴 대안을 보면 의사결정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희는 상생하는 방안에 중점을 둔다고 보면 된다"고 찬-반을 묻는 조사방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박원철 위원장은 "제주도가 다양한 방법으로 여론수렴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면 되겠느냐"며 "합리적, 객관적인 방법으로 여론을 수렴해달라고 국토부가 얘기했다. 이에 따른 여론수렴이라고 봐도 되느냐"고 물었다.

이 단장이 "그렇다"고 답변하자, 박 위원장은 "단장께서 원희룡 지사와 의견을 나눴다고 하고, 제주도가 다양한 방법으로 합리적.객관적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하는 만큼 도의회 1단계에 '제주도가 추진하는 방안'을 넣어서 1단계 의견을 수렴하자. 그래야 도와 의회가 크로스 체킹도 가능하고 정당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도와 의회가 공동으로 도민의견수렴 조사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이 단장은 "특위에서 말하는 의견수렴은 2단계에 집중돼 있다"며 "1단계 방법으로 얘기하는데 제주도가 참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의미도 없다"고 반대했다.

박 위원장은 "특위 위원들은 단 한번도 찬-반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현해 본적이 없다. 제주도가 예단해서 말하면 곤란하다"며 "제2공항 사업주체는 국토부인데 제주도가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해서 도민들은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의회가 같이 하자고 제안하는데도 결국 안한다는 것은 무책임하고, 허술한 도정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라며 "갈등해소를 위한 토론회도 원희룡 지사가 주민소환을 한다고 하니 떠밀려서 억지로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조훈배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계속 이렇게 답변도 제대로 하지않고, 뜬구름잡기식으로 하는데 차라리 위원장께서 도지사와의 면담을 공식 요청하는 게 어떻느냐"고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도지사에게 공식적으로 면담 요청을 하겠다"며 "이 단장께서 조속하게 도의회 특위와 원희룡 지사와의 공식 간담회를 잡아 달라"고 요청했고, 이 단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결국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의견 수렴 방식과 절차는 도의회 특위와 원희룡 지사의 면담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국토부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수렴한 제주도민들의 의견수렴 결과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히며 제주도에 주문한 ‘합리적․객관적 의견수렴’을 위해 제주도와 도의회가 묘수를 짜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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