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정이 제주 제2공항 갈등해결을 위한 도민의견 수렴을 함께 하자는 제주도의회의 제안을 뒤로 하고 별개의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1일 성명을 내고 "제2공항 추진을 전제한 단순 찬반 여론수합은 갈등 지속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라며 "도민결정권을 무시하는 원희룡 지사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의회가 제2공항 해결을 위한 공동노력을 요청했지만 원희룡 도정은 제2공항 강행을 고수하며 제주도의회의 제의를 거부했다"며 "제2공항 강행을 전제로 한 단순 찬반 여론수합만 하겠다는 것은 원 지사가 사실상 도민사회의 갈등을 계속 방치하고 가는 것이 공항 건설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제2공항 문제와 이에 수반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도민결정권이 보장되는 도민의견 수렴이 전제될 수 밖에 없다"며 "찬·반 의견수합은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다수의 도민여론을 사실상 무시하고 지워버리겠다는 것이며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더욱 증폭시키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지방자치의 기본인 지역여론의 수렴이라는 기본업무 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도지사의 책무를 완전히 저버린 것"이라며 "도지사의 책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면 원 지사는 지금이라도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 갈등현안을 중재하거나 해결할 능력이 없는 원 지사는 도지사로서의 자격을 이미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혹평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의회에 대해 "원 도정이 사실상 갈등현안의 중재와 해결능력을 상실한 현재의 상황에서 제주도의회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 졌다. 제주도의회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도민결정권이 보장되는 도민의견수렴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국토부도 도민다수의 동의를 구하겠다고 밝힌 만큼 제주도의회가 내놓은 도민의견수렴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그 결과를 가감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국토부가 도민여론을 무시하며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든다면 도민사회는 국토부의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고 강력한 저항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는 제2공항 문제에 대한 중재와 갈등해결을 하지 않겠다면 제주도의회가 추진하는 도민공론화를 방해하지도 훼방 놓지도 말라. 특히 도민공론화 결과를 폄훼하거나 날조하려는 패악질은 아예 꿈도 꾸지 말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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