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제주 남서쪽 바다로 성큼 접근하면서 곳곳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서귀포 서남서쪽 약 210km 부근 해상을 시속 19km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태풍 바비는 제주도남쪽해상을 이동하며 30도 안팎의 고수온해역을 지나며 많은 양의 수증기를 공급받아 몸집을 키웠다. 현재 중심기압 945hPa, 중심최대풍속 시속 162km(초속 45m)로 강도 '매우 강'으로 발달했다.

제주에 가장 근접하는 시간대는 오후 2~3시께로, 서귀포 서쪽 약 18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한 후 서해안으로 북상할 전망이다.

오늘 오후 9시에는 목포 서쪽 약 160km 부근 해상까지 올라간 후 내일(27일) 오전에는 평양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됐던 진로에 비해 서쪽으로 치우쳐졌고, 속도도 빨라졌지만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초속 45m의 강풍은 사람이나 큰 바위가 날아갈 수 있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제주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를 기준으로 총 40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오전 9시까지만 해도 9건에 그쳤던 안전조치는 불과 세 시간만에 급증했다.

창문 1건, 수목 6건, 부대시설 2건, 전기시설 5건, 간판 9건, 펜스 2건, 도로 4건, 기타 11건 등이다.

제주시 연동 제원아파트 사거리에는 가로수가 꺾여 도로를 덮치면서 한때 교통체증을 빚기도 했다. 오전 10시께는 제주시 노형동 소재 주택에서 유리창이 파손돼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오전 7시 44분에는 서귀포시 회수동에서 나무가 쓰러져 도로를 막았고, 오전 8시30분께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서는 숙박업소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10시 26분께 제주시 이도2동에서 간판이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 제주는 강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지고 있다. 내일까지 제주에는 총 강수량 100~300mm, 산지에는 최대 50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