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태풍 영향권 벗어나...제주 27일 오전까지 피해접수 219건 집계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제주 서쪽해안을 통과하며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다. 다만, 현재까지 우려됐던 '역대급' 피해는 면한 것으로 파악된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이날 오전 9시 평양 북서쪽 약 50km 부근 육상까지 북상해 12시간 이내에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풍반경도 크게 줄어 우리나라는 사실상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제주에 가장 인접한 것은 26일 오후 2시께로 서귀포 서쪽 약 20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했다. 제주에도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7일 오전 6시 기준 태풍 바비에 의한 피해 신고는 총 219건에 달했다.

제8호 태풍 바비가 내습하면서 제주시 이도이동 모 아파트의 외벽이 떨어져 나갔다. ⓒ제주의소리<br>
제8호 태풍 바비가 내습하면서 제주시 이도이동 모 아파트의 외벽이 떨어져 나갔다. ⓒ제주의소리
26일 오전 제주를 내습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제주시 연동 마리나호텔 사거리 인근의 신호등이 꺾였다. 사진=독자 제보. ⓒ제주의소리<br>
26일 오전 제주를 내습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제주시 연동 마리나호텔 사거리 인근의 신호등이 꺾였다. 사진=독자 제보. ⓒ제주의소리

△가로수 파손 96건 △간판 48건 △펜스 14건 △전주 9건 △지붕일부 6건 △표지판 5건 △외벽 5건 △가로등 4건 △신호등 4건 △버스 정류소 3건 △도로 2건 △비닐하우스 2건 △유리 2건 △비닐하우스 1건 △기타 18건 등이다.

실제 피해신고가 집중된 26일 오후에는 가로수가 강한 바람에 뽑혀 도로를 덮치는 사고, 신호등이 꺾여 위태롭게 매달려있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일부 도로는 침수됐고, 우수관이 역류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제주시내 한 도로에는 땅이 꺼지는 이른바 '싱크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고, 강한 바람에 아파트 외벽이 뜯겨나가 주차돼있던 차량을 덮치는 아찔한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정전피해도 잇따랐다. 서귀포시 안덕면 166세대, 서귀포시 중문동·색달동 35세대, 서귀포시 성산읍 60세대, 서귀포시 대정읍 270세대, 제주시 해안동 356세대 등 총 887세대에 한때 전기가 끊겨 불편을 겪어야 했다.

26일 오전 제주를 내습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제주시 이도동의 간판이 떨어져 소방당국에 의한 안전조치가 이뤄지고 있다.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26일 오전 제주를 내습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제주시 이도동의 간판이 떨어져 소방당국에 의한 안전조치가 이뤄지고 있다.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26일 제8호 태풍 바비가 내습함에 따라 소방당국이 강풍에 꺾인 나무를 안전조치하고 있다. <br>
26일 제8호 태풍 바비가 내습함에 따라 소방당국이 강풍에 꺾인 나무를 안전조치하고 있다. 

다만, '역대급 강풍'이 예고됐던 것에 비하면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초 태풍 바비는 초속 47m의 강풍을 동반한 소위 '역대급' 태풍으로 세력을 키워 우려돼 왔다. 이는 사람이나 큰 바위가 바람에 날아갈 수준의 강도다.

실제 제주에 인접할 당시 바비는 강도 '매우 강'의 강풍을 동반했고, 26일 오후 1시 기준 제주공항 초속 32.7m, 새별오름 32.2m, 윗세오름 31.5m, 삼각봉 28.9m 등의 바람이 세차게 몰아쳤다. 제주 산간지역에는 400mm 이상의 폭우를 뿌렸다.

태풍 바비는 제주 남쪽 해상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예상 경로보다 서쪽으로 100km 이상 방향을 틀었고, 태풍의 눈에서 거리가 멀어지며 피해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제주사회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시름을 놓았다.

26일 오후 태풍 바비로 인해 높은 파도가 등대를 덮치고 있는 서귀포시 대정 앞 바다. ⓒ제주의소리<br>
26일 오후 태풍 바비로 인해 높은 파도가 등대를 덮치고 있는 서귀포시 대정 앞 바다. ⓒ제주의소리

태풍 바비가 통과하자마자 제9호 태풍이 발생해 한반도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내일(28일) 필리핀 인근 해상에서 발생해 오는 9월 2일 한반도로 접근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9호 태풍이 바비보다 큰 위력을 지닐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 변수가 많아 발생시기와 강도를 예상하기는 어렵다. 추후 태풍의 경로 등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오전 11시 기준 기상청 천리안 위성사진 갈무리.
27일 오전 11시 기준 기상청 천리안 위성사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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