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권 정무부지사 인사청문회] "농지법 위반 토지 팔겠다"

 

고영권 정무부지사 인사청문
고영권 정무부지사 인사청문에 나선 문경운-오영희-고용호-김장영 의원(왼쪽 위 시계방향 순)

고영권(48) 제주도 정무부지사 예정자가 지난해에만 부동산을 10건이나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고 정무부지사의 경우 신고한 토지 16필지 중 부모 명의 3필지, 나머지 13필지는 자신과 배우자 명의였고, 농지(충청북도)를 매입해놓고 농사를 짓지 않아 농지법 위반 논란도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28일 오전 10시부터 고영권 정무부지사 예정자를 상대로 인사청문을 진행했다.

이날 인사청문에선 여야를 불문하고 고 예정자의 '부동산 문제'에 질문이 집중됐다.

오영희 의원(미래통합당, 비례대표)은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구좌읍 동복리에 매달 1건씩 18억원을 대출받아 집중 투자했다"며 "부채로 토지를 매입하는 게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영권 예정자는 "집중 매입해서 오해 여지가 있을 수 있는데 2필지는 배우자를 위해 매입한 것"이라며 "아내는 연고도 없는 제주에 저를 믿고 내려와서 고생했고, 경력단절로 인해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고 싶어 했다. 아내가 간호학을 전공했는데 힐링센터라도 해보고 싶다고 해서 구매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오 의원은 "예정자가 매입한 토지 주변에 유명 연예인의 카페 부지가 있다"며 "시세차익을 보기 위해 매입한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부동산 투기희혹을 제기했다.

고 예정자는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배우자를 위해 제가 지원해 주고 싶어서 구입한 것"이라며 "대출로 매입했는데 변호사로 충분히 이자를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매입했다.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토지가 16필지라서 투기 의혹이 제기될 수는 있겠구나 예상했다"고 말했다.

고용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성산읍)도 "동복리 3개 필지를 집중 매입했는데 지인 중에 부동산 관계자가 있었느냐"며 "농지취득증명이 없어도 예외조항을 너무 잘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고 예정자는 "부동산 관계자는 없고, 변호사 업무 수행하기도 힘들었다"며 "농지취득증명 여부와 토지매입과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고 의원은 "왜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했느냐"며 "부동산 쪼개기를 통해 투기를 하려 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고 예정자는 "대출은 제 명의로 받았고, 아내 명의로 토지를 매입했다"며 "제가 바쁘게 돌아다닌 동안 아이를 4명이나 키운 아내를 위해 구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 의원은 "농지소유자는 자기 농업경영을 해야 하고, 농사를 짓지 않으면 1년 이내에 농지를 처분해야 한다"며 "매입 후 현재 1년이 지났지만 소유자 누구도 자경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배우자 명의의 조천읍 와흘리 500평도 JDC 비축토지와 인접해 있다. 지인이 사서 1필지를 넘겨준 것"이라며 "타운하우스 건립 목적으로 산게 맞느냐"고 따졌다.

고 예정자는 "농지 문제에 대한 지적에는 동의하고, 반성한다. 경자유전의 원칙은 헌법에 기준된 것이여서 중요하다"며 "직접 경작하지 못한 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고 의원이 처분 의향을 묻자 고 예정자는 "공유자들과 논의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동복리 토지의 경우 농사를 짓지도 않는데 직불금을 수령했다"며 "토지주가 동의해주지 않으면 신청하지 못한다. 어떻게 직불금이 나간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고 예정자는 "제 명의로 직불금을 받은 것은 아니다. 경위를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제가 동의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고 의원은 "충북 음성군 신천리에도 토지 2개 필지를 구입한 후 1필지를 매매했다"며 "그런데 감정가가 1억6000만원인데 5000만원에 거래했다.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게 아니냐"고 다운계약 의혹을 제기했다.

고 예정자는 "아내가 충북 음성출신이고, 원래 그 땅은 장인어른의 재산이었는데, 지금은 처남 명의로 돼 있었다"며 "남에게 팔기 그러니 가족에게 판 것이고, 나중에 돌려줄 생각도 있는 토지였다"고 해명했다.

김장영 의원(교육의원)은 "인사청문이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부적격이라는 의견을 제출해도 도지사가 임명할 수 있다"며 "만약 부적격이 나오면 사퇴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고 예정자는 "고민해 보겠다"며 "부적격 사유를 확인하고. 제 의견을 지사에게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 역시 부동산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김 의원은 "동복리 3개 필지와 와흘리 1개 필지 모두 가봤는데 부동산에 대한 식견이 대단하다"며 "건건마다 위치가 좋고, 부동산 컨설팅을 해도 좋겠다. 사전에 개발지역을 알고 구매한 것이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또 "조천과 구좌, 한림, 충북 음성에 부동산이 있는데 이렇게 많이 구매한 이유가 뭐냐"며 "음성군 토지는 2015년 10월에 농업경영계획서를 배우자 명의로 제출했는데 영농 착수시기가 2016년 3월이다. 솔직히 농사를 짓고 있느냐"고 따졌다.

고 예정자는 "농사를 짓지 않고 있다. 잘못됐다"며 "농지법 위반 여지가 있다"고 인정했다.

농지법 위반 논란에 대해 고 예정자는 "동복리 1개 필지는 처분하겠다"며 "농지법 위반한 것을 인정한다. 충북 음성 땅도 처분하겠다"고 토지 처분 의사를 밝혔다.

문경운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도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다. 동복리 땅 매입을 보면 누가 얘기해주지 않으면 매입할 수 없는 곳"이라며 "아내가 제주사람도 아니고 제주실정도 잘 모를텐데 동복리 매입정보는 어떻게 듣고 매입했느냐"고 물었다.

고 예정자는 "어떤 개발계획이 있는지 모르는데 동복리는 매입전에 직접 가봤는데 아내가  사고 싶다고 해서 사준 것"이라며 "컨설팅을 받고 산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해명했다.

문 의원은 "시청 고문변호사를 하다가 사임했다. 각종 도시계획위원회 등에 있었으니 이런 정보를 잘 알지 않았느냐"며 "김녕초 분교 옆 도로가 3미터, 앞으로 도로정비계획이 8미터로 확장된다. 이런 정보를 모르고 샀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고 예정자는 "전혀 몰랐다. 시청 고문변호사는 법령 해석 문제에 대한 자문을 한다"며 "그런 정보를 얻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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