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 원명선원 선원장 대효스님

참선재단이 주최한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변화와 참선을 통한 대응 방안” 포럼이 지난 8월 22일 제주 원명선원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인류는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성찰하고, 코로나 이후의 비대면 시대에 생활속 행복을 위한 일상수행 방법을 모색하여, 현대인들 스스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대중 프로그램(침선, 선농체험)의 실현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서 기조 발제로 원명선원장 대효스님이 발표한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고땡 참선의 대처 방안” 요지를 기고로 보내와 싣는다. [편집자] 

대효스님, 원명선원장 ⓒ제주의소리
대효스님, 원명선원장 ⓒ제주의소리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인류 모두에게 정신적, 육체적, 사회경제적으로 괴로움을 던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코로나19는 우연히 발생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코로나19는 인간들 스스로가 불러들인 재앙(災殃)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불러들인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 것일까? 이 재앙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삶의 방식을 바꾸라는 것은 기존처럼 사람들이 가까이 모이는 것을 그만두라는 것이다. 서로 떨어져 있으라는 말이다. 떨어져서 불필요한 만남은 삼가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기존처럼 생각해왔던 방식을 대폭 수정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생각을 바꿔야한다.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편하게 지낼 수가 없다. 사람들과 떨어져서 자기 자리에서 숨을 죽이고 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생활수칙을 따르고 할 일이란 조용히 앉아서 정양(靜養)하라는 뜻이다. 이번 기회가 내공을 키우기에 아주 적절한 시기이다. 남녀노소 지위계층을 막론하고 평소 소홀하였던 자기사랑에 집중해봄이 어떨까. 자기 자신을 모르고 살아왔던 인류가 내면에 관심을 쏟아 자신을 믿는 행보에 동참해보자. 

중국역사상 최고의 문예부흥기였던 당나라가 무너져가는 혼란한 시기에 던져진 외마디가 있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외마디는 바로 임제선사의 살불살조살부모(殺佛殺祖殺父母)였다.

임제선사는 당시 눈과 귀가 밖으로 밖으로만 쏠려있는 이들에게, 하늘과도 같은 부처님을 죽이고 그 정신을 이어받는 제자인 조사를 죽이고 충효의 근간인 부모를 죽여라는 살불살조 살부모를 외쳤던 것이다. 

나 이외에 하늘같은 진귀한 보배일지라도 척결하는 것만이, 자신을 버려서 자신을 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였을 때 비로소 고귀한 가르침을 주신 부처가 살아나고 조사가 빛을 발하고 부모의 은혜를 찬양하여 보답하는 것이다. 

인류는 코로나19를 바로 읽고 기울어가는 광장에서 버티겠다는 미련을 버려야 한다. 이미 넘쳐나는 수사가 되어버린 물질만능과 욕망을 향해, 이성을 망각한 채 질주하는 인류의 항로를 바꿔야 한다. 코로나19를 항로를 뒤엎는 대전환의 호기로 삼아야 한다. 

기존의 삶의 방식과 생각을 바꿔야 한다. 자기자신의 내공을 쌓기 좋은 시기이다. 코로나19로 견디기 어려운 부담을 말끔히 씻어내고 새 역사의 첫걸음을 내딛자. 그래서 새 역사를 써야한다. / 대효스님, 제주 원명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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