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태풍 ‘마이삭’ 제주에 물폭탄…한천·산지천 등 제주 주요 하천 수위 상승

2일 오후 9시께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수위가 높아진 한천. 한천교 교량 밑 숫자 '1'이 수준까지 하천수위가 높아지면 '위험수위'로서 하천 범람이 우려된다. 
2일 오후 9시께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수위가 높아진 한천. 한천교 교량 밑 숫자 '1' 수준까지 하천수위가 높아지면 하천범람 '위험수위'다. 쏟아지는 물폭탄으로 한천교량 바로 아래까지 거센 물줄기가 차올랐다.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바닷물 높이가 가장 높은 ‘백중사리’ 기간인 만조시간 가까이에 제주를 강타하면서 저지대인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범람하는 등 도내 하천 다수가 범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일 오후 9시30분 기준 제주 주요 지점 일강수량은 ▲제주 152.5mm ▲산천단 350.5mm ▲새별오름 366.5mm ▲서귀포 209.1mm ▲중문 307.5mm ▲신례 388.5mm ▲성산 246.1mm ▲표선 186mm ▲금악 361.5mm 등이다. 

한라산 윗세오름의 경우 무려 843.5mm의 물폭탄이 쏟아졌으며, ▲삼각봉 732.5mm ▲어리몬 698.5mm ▲성판악 444mm 등의 매우 많은 일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제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4시35분쯤 한천 1, 2저류지와 병문천 2, 5저류지에 설치된 유입 수문을 모두 개방해 산간에서 해안가로 내려가는 빗물을 저류지로 유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태풍 마이삭이 제주 곳곳에 많은 비를 쏟아내면서 이날 오후 7시께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범람했다. 

지대가 낮아 순식간에 불어난 하천으로 인근 가정집과 도로 등이 침수돼 주변 15가구 90여명이 긴급 대피한 상황이다. 인명피해가 없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재난 당국은 제주에 많은 비가 계속되면서 월대천 뿐만 아니라 제주 주요 하천에 대한 범람 우려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제주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물이 급격히 불어난 산지천. 2일 오후 9시께 모습.  

제주시 한천의 경우 위험수위 직전까지 물이 찬 상태다. 

하천 수위가 교량 높이와 1m 이내로 접근하면 '위험수위'다. 한천교의 경우 교량 높이가 5m라서 하천 수위가 4m 이상 상승하면 위험수위가 된다. 

현재 경찰이 한천교 인근에 대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한천교 주변 접근을 막고 있다. 

이날 제주 만조 시각은 제주시 오후 11시22분, 서귀포시 오후 10시26분, 성산포 오후 10시22분, 모슬포 오후 11시8분 등이다.  

지금처럼 많은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만조까지 겹치면 하천 범람이 크게 우려된다. 

다만, 태풍 마이삭이 오후 11시께 제주를 지나 부산 인근 남해안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돼 빗줄기가 다소 약해지면 하천 수위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2007년 태풍 나리 내습 당시 하천이 범람하면서 4명이 숨지고 차량 200여대가 폭우에 떠밀리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수십여 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2016년 태풍 차바 내습 당시에도 용담동 한천 하류가 범람하면서 차량 30여대가 물에 잠겼다. 

제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만조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은 하천 수위에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현장 확인을 통해 하천 범람이 없도록 철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풍 마이삭이 제주에 많은 비를 쏟아내면서 2일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범람했다.
태풍 마이삭이 제주에 많은 비를 쏟아내면서 2일 오후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범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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