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도내 299개 저류지 정밀조사와 기능개선 방안 수립 용역 추진

2016년 태풍 차바 내습 당시 범람한 제주시 한천의 빗물로 인근 차량들이 떠내려 가거나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태풍과 폭우 등에 대비해 제주 곳곳에 설치한 저류지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자 제주도가 저류지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제주도는 지난 7일 사업수행능력평가서 제출안내(제주특별자치도 저류지 정밀조사 및 기능개선 방안 수립 용역)를 공고했다. 제주도내 저류지에 대한 조사와 개선 방안 수립을 목표로 하는 용역 발주를 위한 절차다.  

용역기간은 총 24개월이며, 용역비용은 9억9872만6000원이다.  

과업은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설치된 도내 우수(雨水)저류지의 정밀조사·분석을 통해 저류지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개선방안 도출을 목표로 한다. 

도내에 설치된 저류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논란이 계속되자 도내 저류지가 비가 올 때마다 어떤 역할을 하는지, 실제 하천 저류지가 수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개선방안은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제주에 설치된 저류지는 제주시 196곳, 서귀포시 103곳 등 총 299곳이다. 

세부적으로 ▲하천 21곳 ▲도로 99곳 ▲재해위험 개선지구 78곳 ▲배수개선 정비지구 88곳 ▲택지개발지구 8곳 ▲밭기반정비 5곳 등이다. 

특히 하천 저류지의 경우 태풍 등 폭우가 쏟아질 때마다 실효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잇따라 제주에 폭우를 쏟아내면서 최근 만수위가 된 제주시 한천 저류지.

하천 저류지는 ▲한천 1·2저류지 ▲병문천 1·2·3·4·5저류지 ▲산지천 1·2·3·4저류지 ▲독사천 1·2·3저류지 ▲토천 1·2저류지 ▲화북천 1저류지 ▲동홍천 동홍·보목저류지 ▲서중천 서중저류지 ▲대포천 대포저류지 등이다. 

도내 하천 저류지는 2009년부터 설치됐다. 제주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2007년 태풍 나리 때문이다.  

태풍 나리 내습 당시 제주시내 하천이 범람하면서 4명이 숨지고 차량 200여대가 폭우에 떠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심지 하천에서 범람 피해가 발생하자 제주도는 94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한천과 병문천, 산지천, 독사천, 화북천 등 5개 사천 상류에 저류지 13곳을 조성했다. 

2016년에는 76억원을 투입해 한전 2저류지 용량을 17만톤 증설한 50만5000톤까지 규모를 확대했다. 

한천 1·2저류지(89만9000톤)의 경우 제주 전체 하천 저류지 용량 205만2000톤의 43.8% 차지한다. 

한천 저류지에서 흘러나온 물이 인근 도로 등으로 흐르고 있다. 

당시 제주도는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폭우도 견딜 수 있는 규모로 저류지를 조성했다고 자랑했지만, 저류지 완공 5개월만인 2016년 10월5일 태풍 차바 내습으로 또 범람했다. 

한라산에 시간당 171.5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제주시 한천이 범람, 복개구간의 아스팔트가 뜯기고 차량 수십대가 물에 쓸려갔다. 인명피해가 없다는 점이 다행일 정도였다. 

제주시는 한천 복개구간을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해 2020년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1년부터 복개구간 철거를 계획하고 있지만, 저류지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제주를 할퀸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현재 한천 저류지는 만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저류지에서 물이 계속 흘러내리면서 주변 저지대가 물바다로 변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저류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되면서 실제 설계가 잘못된 것인지, 보완할 점은 있는지, 각 저류지가 어느 지역에 영향을 주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키로 했다.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방안까지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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