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출력제어 작년 수준 육박...ESS 확충 내지 육지부 송출 설비 시급

풍력발전기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태풍 속에서도 전기를 생산해 낸 제주지역 풍력발전기가 정작 초과발전으로 올해 40여차례나 강제로 발전을 중단하는 ‘셧다운’(Shut Down)에 처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현재까지 도내 풍력발전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하거나 송출하지 못해 45차례나 강제로 발전을 중단시켰다.

도내 풍력발전기는 대부분 에너지저장시스템인 ESS(Energy Storage System) 능력이 낮아 발전과 동시에 전기를 소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때문에 전력 공급이 수요량보다 많을 경우 과부하를 막기 위해 출력 통제가 이뤄진다. 도내 신재생에너지 전력계통 접속 한계용량은 590MW 수준이다.

풍력발전량이 많지 않아도 태양광에너지 발전량이 높으면 셧다운으로 이어진다. 맑은 날씨에 바람까지 많이 부는 날이면 어김없이 출력 제한으로 이어지는 일이 더 잦아지고 있다.

실제 도내 풍력발전과 태양광 설비가 늘면서 신재생에너지 셧다운은 2016년 6건에서 2017년 14건, 2018년 15건, 2019년에는 46건으로 3년 사이 8배 가까이 늘었다.

통상 여름과 겨울에는 냉·난방기 가동으로 인한 전력 수요량이 많아 셧다운 가능성이 낮다. 반면 봄과 가을철에는 수요전력을 끌어내려 출력제어가 집중되고 있다.

제주전력거래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향후 풍력발전과 태양광 설비가 증가하면 셧다운 횟수가 더 늘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출력제어 횟수가 이미 지난 한해 수준에 육박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ESS시설을 확충해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남아도는 전기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 과부하를 막는 안정적인 출력 제어가 이뤄져야 한다.

성능이 좋은 ESS의 경우 설비 가격이 높아 일반 태양광 시설 투자자들이 이용을 꺼리고 있다. 다른 지역으로의 전력 송출은 전기를 보내는 설비 자체가 조성되지 않았다.

현재 제주와 육지를 잇는 해저 연계선은 1998년 구축된 제1연계선(제주 삼양동~전남 해남) 15만kW급과 2014년 설치된 제2연계선(제주 해안동~전남 진도) 25만kW급 2개다.

그러나 이들 설비도 육지에서 제주로 전력 공급만 할 수 있다. 역방향 공급은 안된다. 이에 한국전력공사는 제주에서도 전력을 육지로 보낼 수 있는 쌍방향의 제3연계선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전은 애초 자재비 700억원, 시공비 1600억원 등 총 2300억원을 투입해 2021년까지 20kW급 전력연계선을 구축하기로 했지만 지금껏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제주지역 신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 실현 가능한 여러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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