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담아낸 소설 ‘탄압이면 항쟁이다’ 발간

역사 연구서를 주로 출간하던 역사학자 주철희가 제주4.3을 담은 신간 소설 《탄압이면 항쟁이다》(흐름)를 펴냈다. 

주철희는 소설을 통해 현재진행형인 제주4.3을 72년 전 과거에서 현재로 불러온다. 해방 이후 격동기 한반도의 축소판인 제주의 역사를 눈앞에 펼쳐낸다.

소설은 ‘저승에서 온 노인들’과의 대화라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극적 장치로 제주4.3을 밝히는 과정은 과거를 추적함과 동시에 상황이 재현된다. 제주4.3을 겪은 노인들이 그 이야기를 하룻밤에 우리에게 들려주는 형식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노인은 4명으로 제주4.3에 관여했던 실제 인물들로 이뤄졌다. △9연대장 김익렬 △유격대장 김달삼으로 잘 알려진 이승진 △김익렬 후임으로 박진경을 암살했던 문상길 △서북청년단 출신 오정호가 주인공이다. 

주인공과 함께 저자는 1947년 3.1 경찰 발포사건부터 제주4.3의 원인, 오라리 방화사건, 박진경 연대장 피살, 초토화 작전 등 사건을 끌어들인다. 노인들의 증언을 통해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인물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소설에서 제주4.3은 완결되거나 진상이 밝혀지지 않는다. 다만 국가주의 아래 자행된 제주4.3을 민중 입장서 파헤치려는 의지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담은 저항의 관점서 4.3을 되새김한다.

흐름출판사는 신간에 대해 “소설은 역사의 주인이 누구이며 어떠한 방식으로 흘러가야 하는지를 제시한다”면서 “저자는 1948년 제주를 ‘제주4.3항쟁’으로 기록하면서, 역사를 평가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임을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저자는 “소설이란 문학을 통해 제주4.3항쟁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며 “해방 이후 민족 염원과 관계를 파악해 제주4.3항쟁이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소설을 썼다”고 발간 이유를 밝혔다.

주철희는 여순사건으로 2013년 전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해 <불향 국민들> 출간 등 여순사건을 비롯해 국가폭력과 반공문화 연구에 힘쓰고 있다. 2015년 <일제강점기 여수를 말한다>, 2017년 여순사건을 여순항쟁으로 정명한 <동포가 학살을 거부한다> 등을 출간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