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시재생은 주민들 ‘결핍’ 채워주는 ‘마중물’ 역할
제주 도시재생은 주민들 ‘결핍’ 채워주는 ‘마중물’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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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도시재생을 묻다] ② 마중물 사업, 도시재생 사업의 든든한 뼈대
제주시 원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주택. 지역 주민은 물론 도민과 관광객의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마중물’은 사전적 의미로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물’을 뜻하는데, 일상 생활에서는 ‘시작’을 의미한다. 제주 곳곳에서 이뤄지는 ‘도시재생’에서의 마중물 사업은 도시재생의 시작이자 든든한 뼈대가 돼야 한다.

현재 제주에서는 ▲제주시 모란지구(원도심-일도1동, 이도1동, 삼도2동, 건입동) ▲제주시 남성마을(삼도2동 259-4번지 일대) ▲제주시 신산머루(일도2동) ▲제주시 건입동(건입동 1077-68번지 일대) ▲서귀포시 대정읍(상모리·하모리 일대) ▲서귀포시 월평동 등 6개 마을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또 서귀포시 중앙동이 새로운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 후보에 선정에 나서 최종 낙점을 앞두고 있다.

제주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곳으로는 ‘성안’으로 일컬어지는 제주시 원도심 일대를 꼽을 수 있다. 도내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는 6곳 중 4곳이 제주시 원도심이다. 

원도심 일대는 제주목관아지를 중심으로, 제주향교, 제주읍성터, 오현단, 산지천 등 제주 역사와 오랫동안 함께 호흡해온 곳이다.  

오래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제주시 원도심 일대 한 '상회'와 '양복점'.
오래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제주시 원도심 상점과 양복점 풍경. 
다세대 주택 사이에 자리 잡아있는 돌담집. 주변 경관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독특한 모습을 자아내고 있다. 
주택들 사이에 자리 잡아있는 돌담. 주변 경관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제주 원도심의 옛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원도심은 탐라국 삼성(三姓) 신화를 비롯해 삼국시대, 고려, 조선, 근현대까지 정치·경제·행정·문화 중심지인 제주 최대 밀집 지역이었고, 동문시장과 서문시장 등 각종 상권이 연결된 곳이었으나 지금은 모두 ‘과거의 영광’이다.  

제주시 원도심에서 대규모 재개발이 아니라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되는 이유도 옛 모습처럼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다. 제주의 오랜 역사를 최대한 기억해내 되살리려는 도민들의 의지가 깃들었다. 

결국 도시재생을 위한 마중물 사업도 제주 역사성과 정체성 보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도심 일대 마중물 사업은 ▲역사경관재생 △관덕정 광장 주변 활성화 사업 △도심올레:이야기로 만든 옛길 ▲문화예술재생 △도시재생상생마당 △원도심 기억의 공유공간 지원 ▲어메니티재생 △주민참여형 원도심 가로쉼터 조성 △보행·가로환경 개선 ▲주민정주재생 △주건환경 개선 △교육환경 개선사업 등이다. 

제주시 원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박씨초가'.
제주시 원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박씨 초가'. 21세기에 세대를 거슬러 19세기 풍경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교통주차혁신재생 △주차시설 확충 및 스마트 주차안내 시스템 도입 △전기자전거 활용 기반 구축 ▲지역경제재생 △창업 및 성장지원 인프라 조성 △관덕정광장과 연계한 칠성로 문화야시장 △사회적경제 지원 ▲주민역량강화 △주체역량강화 △원도심 재생 지속화 기반 구축 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마중물 사업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형식에서 벗어나 마을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거나 이미 알려진 ‘이야기’를 접목하는 스토리텔링이 주를 이룬다. 

건물이 다소 허름해 보여도 스토리텔링을 접목하면 지역 경관을 해치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도시재생이 추진되는 각 지역의 거주지를 개선할 때 부수고 새롭게 짓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고 살리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보존 가치를 갖는 주택 등 건물을 최대한 보존하는 선에서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주민 불편 최소화를 목표로 한다. 그래야 보존과 개발이 조화롭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커플이 제주시 원도심에 들어선 한 카페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원도심의 문화를 살리는 움직임이 계속되자 제주시 원도심에 카페 등 새로운 가게도 들어서고 있다. 새로운 가게가 생기자 최근에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원도심 일대 카페와 상가 등을 투어하는 코스도 생겨나고 있다. 

이야기를 발굴하고 접목하는 마중물 사업은 도지재생 사업의 ‘시작’이자 ‘종착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마중물 사업이 원활히 마무리됐을 경우, 지자체나 관련 기관 등의 지원 없이 주민의 의지만으로도 운영이 원활할 경우 해당 지역은 도시재생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관건은 주민 참여다. 주요 마중물 사업에 주민 역량강화나 정주여건 개선 등이 포함된 이유도 주민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양민구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재생사업팀장은 마중물 사업을 “지역 주민 삶에서 결핍된 부분을 채워주는 사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는 없이 원도심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주고, 숙원사업을 해결해 주민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중물 사업의 방향성은 지역 주민이 행복한 지역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허름한 집이 있다고 그것을 지역 경관이 나빠지는 요소라고 할 수 없다. 잘못된 평가다. 오랜 기간 지역을 지켜온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뒷골이라 불리는 제주시 원도심 마을안길.
창뒷골이라 불리는 제주시 원도심 마을 올래. 옛 모습이 최대한 보존된 마을 안길 모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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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2020-09-29 19:45:56
구도심 재생은 사람들을 도심으로만 빨아들이는 블랙홀일 뿐이다. 구도심 살리기에 투입할 예산이라면 외곽으로의 도시 확장 및 신개발이 백번 낫다. 그래야 너르닥하게 살 수 있어 삶의 질도 나아질 수 있다. 구도심의 문화재는 그 자체로 잘 보존하면 더 나은 효과를 거둘 것이다. 이 기사에 반대한다.
222.***.***.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