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35) burnout 소모

búrn·òut [bǝːrnaut] n. (심신의) 소모(消耗)
‘코로나 블루’를 튼내며
(‘코로나 블루’를 떠올리며)

burnout은 burn ‘(불이) 타다’과 out ‘완전히’의 결합이다. 이 burn에서 나온 낱말로는 burnt ‘(불에) 탄’, burning ‘불타는/강렬한’, burner ‘버너’ 등이 있다. burnout의 어원적 의미는 말 그대로 ‘완전히 타서 죄다 없어짐’이다. 특히 요즈음과 같은 시기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발생되는 심리적 스트레스(psychological stress)에 의한 정신·신경의 쇠약(breakdown)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에만 머물러야 하는 답답함과 무기력증,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불안감, 작은 증상에도 코로나가 아닐까 걱정하는 두려움, 경계심 등 코로나 블루라는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번아웃(burnout)이 발생하고 있다. 적절한 정도의 경각심과 재난 속에서도 배울 게 많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 한다.

무너지기 전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다. 
번아웃과 그에 이은 우울증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나는 그 조기 경보시스템의 외침을 
들을 수 없었거나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마음이 느낀 것을 머리로는 
인식하려 하지 않았다. 

-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 《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중에서 -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우리나라와 미국·독일·영국·일본 등 14개국 국민 1만42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한국인의 89%가 ‘코로나 확산(spread)’을 중대한 위협(major threat)으로 꼽았다고 한다. 일본(88%), 미국·스페인(78%), 영국·프랑스(74%) 등이 뒤를 이었는데, 이들 국가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감염자 수를 감안 해볼 때 우리나라 사람들의 코로나 걱정에 대한 상대적 비율(relative proportion)은 훨씬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르면서 생기는 답답함(stuffiness),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anxiety), 작은 증상에도 코로나가 아닐까 걱정하는 두려움(fear), 활동 제약이 계속되면서 느끼는 무기력증(lethargy), 감염병 관련 정보와 뉴스에 대한 과도한 집착(overattachment),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caution) 증가 등으로 인한 걱정이 매우 심각한 정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걱정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 걱정은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self-awaking)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 걱정은 이른 바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우울증(depression)으로 이어지면서, 각종 질병에 대한 정신적 면역성(mental immunity)을 점점 더 떨어뜨려 감염을 확산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관점을 종합적으로 보더라도, 역시 지나친 걱정(too much worrying)은 금물이다. 지금 우리에겐 적절한 정도의 경각심이 필요하며, 코로나 상황을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이런 재난 속에서도 배울 게 많다는 긍정적인 마인드(positive mind)로 작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 할 것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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