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남수 의장, 내년 예산 감축 반대..."코로나로 어려운데 재정 감축 안돼"

좌남수 의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0일 정책협의회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웃고 있는 모습
좌남수 의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0일 정책협의회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웃고 있는 모습

제주도가 올해 6조원대 예산에서 내년에는 5조원대로 1조 가까이 감축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 계획이지만 제주도의회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거듭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좌남수 도의회 의장은 "정부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도 확장재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제주도 역시 예산 규모를 확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좌남수 의장은 25일 낮 제주도의회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예산전쟁'을 예고했다.

제주도의회는 후반기 좌남수 의장이 취임한 후 전반기와 달리 제주도정과 우호적인 관계로 출발했다. 

실제로 지난 2년 8개월 동안 못해 왔던 제주도와 도의회의 정책협의회가 지난 10일 열린 자리에서 좌남수 의장과 원희룡 지사는 어깨동무까지 하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원희룡 도정과 좌남수 의정 체제에서 서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이미 각 실국에 내년 예산과 관련해 행사성 경비를 최대 40% 이상 삭감하라는 예산지침을 통보했다.

이 때문에 제주도 내년 예산은 올해 6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1조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좌남수 의장은 오찬간담회에서 "도정에서 내년 예산을 대폭 줄이려고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확장재정을 할 때"라며 "제주도 재정건전성은 우수하다.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좌 의장은 "코로나19로 도민들은 IMF 당시 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고 아우성"이라며 "이럴 때 도 재정을 줄이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경제를 먼저 살려야 하기 위해선 오히려 재정을 더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가 내년 예산을 줄일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좌 의장은 "그럼 예산 전쟁을 벌여야지 어쩔 수 있느냐"며 도정과 각을 세울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도의회가 제시한 신규 예산이나 증액 예산에 대해 원희룡 지사가 사사건건 동의-부동의 절차를 밟을 경우 좌 의장은 예산 전체를 부결시키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오는 11월9일 예산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한다. 도의회는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에 제주도와 협의를 할 계획이다. 

내년 예산 편성을 앞두고 자칫 제주도와 도의회가 예산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집행부와 의회 사이 일찍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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