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게 공사와 중단을 반복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 주변의 환경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

27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에 따르면 영산강유역환경청은 강정천 오염과 원앙의 서식지 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추가저감 방안을 강구하도록 서귀포시에 이행 조치명령을 요청했다.

반대주민회는 진입공사로 서귀포시민들의 식수를 책임지는 용천수와 계곡 주변 녹나무 자생지 군락, 원앙의 주요 먹이인 구실잣밤나무 등 상수원 주변 환경 훼손을 지적해 왔다.

2017년 환경영향평가서에서 등장하지 않고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 원앙의 서식지가 파괴될 위험에 처했다는 문제도 꾸준히 제기했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공사로 인한 상수원의 직접적 피해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업자의 토사유출로 인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 저감방안을 서귀포시에 요청했다.

특히 올해 1월 발생한 원앙 폐사를 계기로 강정취수장 주변이 원앙의 겨울철 집단 도래지임을 확인했다. 현지 조사에서 확인된 개체만 1500마리에 달한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8월4일과 14일에도 하계조사를 벌여 텃새화 된 개체로 추정되는 원앙 1마리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를 근거로 동절기 조사와 대책 마련을 서귀포시에 주문했다.

멸종위기종 2급인 솔잎란이 해군기지 진입도로 예정지 하류 약 226m지점에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확인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발견 지점은 하천 중심선에서 240m 떨어진 곳이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강정천을 중심으로 하천주변 암벽에 솔잎란의 서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범위 150m에 재조사를 통해 추가 저감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제주해군기지 진입도로는 2017년부터 12월부터 총 사업비 214억원을 투입해 길이 2.08km의 도로를 신설하고 440m 구간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55m의 교량 1개소도 들어선다.

당초 2019년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로 추정되는 유물이 발견돼 올해 2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