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불거진 제주 월대천 수위 감소의 원인을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지하수 공급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제주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제주시 외도동주민자치위원회와 마을 주민들은 28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루 4000톤 이상의 지하수를 월대천으로 방류할 것을 제주도에 요구했다.

마을 주민들은 수위 감소의 원인으로 월대천 상류에 들어선 장애인스포츠센터를 지목하고 있다. 5년 전 터파기 공사가 시작되면서 물길이 막혔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은 “지하수가 용출되는 암벽에 콘크리트 차수벽이 설치됐고 공사 과정에서 이를 철거하지 않은 채 토사 되메우기(매토)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장애인스포츠센터는 총 사업비 159억원을 투입해 2014년 12월 첫 삽을 떴다. 지하 3층, 지상3층, 건축연면적 5292.07㎡ 규모로 올해 6월에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급기야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2018년 자체 용역까지 진행해 원인 파악에 나섰다. 당시 용역진은 주민들의 주장과 달리 강수량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결국 제주도는 지하수를 강제로 월대천으로 흘려보내는 자연유하 등의 대책을 언급했지만 실제 실행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월대천에 서식하는 은어와 장어, 각종 민물고기가 사라지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며 “외도취수원에서 나오는 물의 절반을 월대천으로 흘려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도취수원은 1일 취수허가량이 최대 1만4000톤이다. 이중 실제 취수량은 7000~8000톤을 오르내린다. 이 물은 관을 거쳐 월산정수장으로 향한다.

월산정수장은 외도는 물론 노형과 연동, 이호, 도두 주민들의 식수를 제공하는 제주시내 서부권의 핵심 정수 시설 중 하나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급수 수요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하수를 월대천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관정 추가 개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실제 취수량과 급수량을 조절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법은 마련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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