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의 지금 제주는](41) 날로 변해가는 제주 환경 위해 실천해야 /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추석 연휴 끝이다. 매해 맞는 명절 연휴이지만 올해는 괜히 낯설다.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은 코로나는 우리나라 대표 명절의 풍경마저 바꿔놓고 있다. 올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가을 초입에 연이은 태풍 또한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끼치면서 추석 상차림에 부담을 주는 모양이다. 

최근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환경변화와 기상이변은 자연적인 현상이라기보다 인간의 활동이 만들어 낸 인위적인 결과라는 점에 대부분이 동의한다. 전문 다큐멘터리나 언론을 통해서 들어왔던 기후변화 또는 기후위기라는 단어도 이제는 생경하지 않다. 우리의 몸이 아프면 이상 신호가 나타나듯이 우리는 일상에서 아픈 지구가 보내는 이상 신호들을 점점 자주 겪고 있다.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은 제주의 가치 훼손과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사업이다. 기후위기 대응은 현 세대만이 아니라 앞으로 제주에서 살아갈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착한 소비의 실천이 강조된다.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하고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녹색제품을 구매하는 등 기후위기 상황에 맞는 생활의 변화와 실천을 이행해야 한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다행인 것은 이러한 기후위기 상황에서 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는 이번 장마를 겪으면서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이라도 해야겠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실천 사례를 공유하는 캠페인인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챌린지가 진행되기도 한다. 플라스틱과 비닐 등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개인 용기를 챙겨 음식을 포장하고, 남은 재료를 활용해 요리하는 일상이 공개된다. 천연 치약,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쓰고,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을 오래 쓰려는 노력도 더해진다.

환경을 위해서는 소비를 줄여야겠지만 하게 된다면 착한 소비의 실천이 강조된다.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하고,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녹색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의 유행으로 학생들 등교가 늦어지면서 학교 급식재료로 공급하던 친환경 농가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소비자들의 착한 소비로 친환경 농가를 보호하고, 가족의 건강과 우리의 환경을 지켜야겠다. 환경부가 인증한 녹색제품을 사용하는 것 역시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생활이다. 녹색제품은 제품의 생산에서 사용·폐기 전 과정에서 에너지 및 자원의 투입과 온실가스, 오염물질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제품이다.

제주에서는 하루 생활폐기물이 1300여 톤 발생한다. 1인당 발생량은 전국평균의 2배 가까운 수치다. 상수도 역시 1일 1인당 급수량은 전국평균을 훨씬 웃돈다. 인구대비 자동차 대수는 전국 1위이다. 육지부에서 40% 가량의 전기를 공급받는 상황이면서 에너지 사용량은 계속 늘고 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제주는 작은 섬 수준이니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은 버려야 한다. 기후위기 상황에 맞는 생활의 변화와 실천을 이행해야 한다. 환경의 가치를 중심에서 경제활동이 이뤄져야 마땅하다. 

추석 연휴가 지나가고 있다. 이번 추석은 착한 소비로 추석상을 차리고, 고마운 이에게 선물한 추석이었길 바란다. 앞으로도 플라스틱, 1회용품 사용을 줄여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면 어떨까. 밥상머리 대화에서 기후위기, 날로 변해가는 제주의 환경을 얘기 삼으면 어떨까. 아픈 지구를 위해서. /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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