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는 사업마다 철수, 중단, 적자…인재 발탁하지 못한 도지사 책임 커”

좌남수 의장. ⓒ제주의소리
좌남수 의장. ⓒ제주의소리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주도 산하기관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면서 유독 제주관광공사에 대해서 비판강도를 높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좌남수 의장은 13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제38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번 회기 중에 실시되는 행정사무감사와 관련해 “코로나로부터 도민안전을 지키고, 피폐해진 민생문제를 우선 해결하면서 경제활력으로 제주를 살리는 정책행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 의장은 이어 출자․출연기관을 비롯해 매년 늘고 있는 위탁․대행사업들에 대해 철저히 들여다볼 것을 당부했다. 특히 제주관광공사를 특정해 2분 넘게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좌 의장은 “도민들은 생계와 사투 중인데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의 도민혈세 낭비는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라며 “손대는 사업마다 철수, 중단, 적자다.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매년 하락하더니 올해는 최하위 ‘라’등급을 받았다”고 직격했다.

또 “개점 4년만에 267억원에 달하는 손실로 시내면세점을 철수하면서도 도민사회에 단 한마디 사과도 없었다”고 전․현 경영진을 겨냥했다.

 

좌 의장은 “공사 출범부터 현재까지 자본금 출자를 포함해 투입된 지원예산만 1598억원이다. 출범 초기 연간 34억원이던 지원예산은 2019년도 197억원으로 6배나 늘었다. 무리한 사업투자 손실 때문에 시작된 인건비 지원도 2017년 20억원에서 매년 늘어나 올해는 50억원에 달하고 있다. 내년에는 또 얼마나 더 요청할지 모르겠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 같은 방만 운영에 대한 책임을 묻는 화살끝은 결국 원희룡 지사를 향했다.

좌 의장은 “출자출연기관 사장과 임원을 임명하면서 선거공신이나 도지사 측근을 기용하더라도 전문성, 현장능력, 경영능력을 지난 뛰어난 인재를 발탁하지 못한 도지사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부환경 탓으로만 돌리며 책임경영을 외면하고 도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총체적 경영부실에 대해 도민사회에 정중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업추진의 과오를 하나하나 따져 물어야 하고, 사장 임명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또한 인사검증을 철저히 해야할 것”이라며 고강도 행감 및 청문회를 예고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달 18일 제5대 제주관광공사 사장에 고은숙 제일기획 자문위원을 내정했다. 당시 내정 사실을 발표하며 신원조사 후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도는 12일까지도 인사청문 요청서를 도의회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좌 의장의 제주관광공사 때리기가 최근 산하기관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도의회가 ‘부적격’ 의견을 냈음에도 원희룡 지사가 임명을 강행한데 따른 불만을 표출하는 동시에 고은숙 사장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기선제압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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