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융합 인재 양성, JTU가 이끈다] 박남규 산학협력단장 “역량 강화 통한 행복한 학교 목표”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맞춤형 인재'를 배출해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됐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융합 인재 양성은 대학의 생존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를 대표해 관광사관 교육을 책임져 온 제주관광대학이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해 '제주형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선도를 모색하고 있다. 창의적 지역인재 육성에 관심을 기울여 온 <제주의소리>는 제주관광대가 도입하는 다양한 융복합 교육과정과 혁신 프로그램들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 
박남규 제주관광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제주의소리
박남규 제주관광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제주의소리

누구나 혁신과 개혁을 외치지만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떨군다. 급변하는 대학 교육현장도 마찬가지였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정립하기까지는 치열한 고민과 희생이 동반돼야 했다.

제주관광대학교의 혁신은 다른 대학과의 차별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위기의식에서 시작됐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박남규 산학협력처·단장은 "국내 '관광대학'의 시초인 제주관광대가 관광사관학교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정립시킬 필요가 있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제주관광대는 박 단장의 주도하에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창의적 융복합 인재 양성'을 새로운 비전으로 내걸었고, 2023년까지 3단계 중장기 계획의 2단계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제2의 도약을 맞이하게 됐다.

전문직업인 양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전문대학으로서 제주관광대의 성적은 양호했다. 오히려 남 부럽지 않은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다. 전국 130여개 전문대 중 취업률에 있어 제주관광대보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곳은 20개 남짓이다. 수도권 유명 전문대를 제외하고, 지방 전문대로 범위를 좁히면 제주관광대의 성적은 첫 손에 꼽힌다.

역설적이게도 나쁘지 않은 성과는 변화의 필요성을 가로막는 기제가 됐다. 지금의 혁신을 이끌어내기까지는 수 많은 내부고민이 뒤따라야 했다.

박 단장은 "국내 최초 '관광대학'이라는 이름에 걸맞기 위해 다수의 교육과정이 '관광사관학교'를 지향해 왔다. 학생들의 진로 역시 관광계통에서 파생되는 곳이 많았다. 육지부의 학생들이 굳이 제주를 찾아왔던 이유였다"면서도 "어느 순간부터 육지부에도 관광대학이나 관광관련 전공이 생기기 시작하니 이전에 비해 더 치고 나가지 못했다"고 냉철하게 분석했다.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지난 2014년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 선정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다. 제주관광대의 또 다른 경쟁력은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이었다. 그만큼 재정지원 사업 없이는 운영이 힘든 측면도 있었다.

박 단장은 "산업체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방식의 '주문식 교육'을 2007년부터 진행해 오던 중 갑작스런 아픔을 겪게된 때"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산업체에서 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학생 자체의 역량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는 방향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남규 제주관광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제주의소리
박남규 제주관광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제주의소리

학생들의 요구도 맞물렸다. 단순히 지식이 풍부하다고, 언변이 뛰어나다고, 외국어가 유창하다는 이유로 살아남기에는 현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여러 지식과 직능을 두루 갖춘 인재를 원했고, 대학 역시 교육의 선택 기회를 넓혀갔다.

박 단장은 "대학 내 간호학과, 치위생과, 안경광학과 등의 계통은 이미 국가고시와 직무기술에 따른 체계성에 갖춰져 있다. 전국 어디서나 지역적인 특색을 감안하는 과는 아니었지만, 관광계통은 상황이 달랐다. 진로도 여러 갈래로 파생되는 곳이 많았기 때문에 '융복합 인재양성'의 필요성에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과 관련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직무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빅데이터를 접목하기도 하고, 드론산업에 스포츠드론이라는 분야를 도입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졸업하는 학생들이 결국 제주지역에 뿌리내려야 하기 때문에 제주를 알아가는데 초점을 뒀다"고 과정을 소개했다.

구호만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었다. 이와 맞물린 교육환경 기반을 개선하는데도 힘을 쏟았다.

최근 완비된 스마트강의실이 대표적이다. 학생은 물론 교수들조차 접근하기 어려웠던 통합관리 온라인 강의 체계를 마련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박 단장은 "앞으로는 학교에 와서 강의를 듣고 싶은 학생은 학교에 오고, 집에서 듣고 싶은 학생들은 집에서 들어야 하는 시대를 맞게 된다. 그러려면 강의자가 강의실에 구애받지 않고, 학생들은 접근하는데 불편함이 없이 언제든지 연동된 체계가 필요하다"며 "현재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대학 내 유무선 네트워크 구축도 완료했다. 박 단장은 "어느날 학생들이 학내에서 스마트폰 와이파이 터지는 곳만 찾아다니는 것을 보게됐다. 결국 찾지 못해 집으로 가는 학생들까지 보이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 이제 학내 어느곳에서도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적지 않은 투자였지만, 효과는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박 단장은 결국 모든 변화는 '행복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도 행복하고, 교수·직원들도 행복한 대학이 주된 목표다. 학생 복지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의 바람을 이뤄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다목적 문화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여나가는 것과 동시에 학생 역량을 증진시켜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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