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사 3개월만에 기자간담회 요청...현안 질문에 똑같은 답변만

21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21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가운데). 이날 원지사의 기자간담회에는 고영권 정무부지사(왼쪽)와 현대성 기획조정실장이 배석했다. 

대권 도전을 사실상 선언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21일 오전 도청 기자실을 찾아 모처럼 제주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야권 대선 도전자로 최근 중앙언론에 노출이 잦은 원희룡 지사는 정작 지역언론과의 공식 자리는 물론 도민사회에도 대권 도전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이날 제주지역 언론과의 기자간담회는 원희룡 지사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지난 7월14일 민선 7기 후반기 기자간담회 이후 3개월여 만에 이뤄진 기자단과의 공식 간담회 자리였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가 그다지 알맹이(내용) 없는 자리로 그쳤다는 출입기자들의 평가가 나왔다. 대부분 현안에 대해 뚜렷한 계획과 설명이 없자 "이럴거면 뭐하러 기자간담회를 했나"하는 불만들이 제기된 것.  

원 지사의 대부분 대답이 다 "조만간 입장을 발표하겠습니다"라거나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요", "저의 입장을 상세하게 말하는 기회를 나중에 갖도록 하겠다"로 끝났다.

다만 원 지사는 이날 간담회 모두에 난개발 논란으로 도민사회 갈등 현안인 송악산 개발사업, 선흘 동물테마파크, 중문 주상절리 부영호텔 건축 등에 대해 빠르면 이번 주말 결론을 내리고 발표하겠다고 밝힌 것이 가장 구체적인 입장 표명 수준이다.

그러나 이후 이뤄진 기자단과의 질의응답에서 원 지사의 답변은 앵무새 같았다.

제주 제2공항 끝장 토론후 도민의견수렴 방안에 대해 원 지사는 "의회와 협의해야 하고, 국토부 의견도 들어야 한다"며 "어떤 결정이나 조치를 취하기 전에 저의 입장을 상세하게 말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제주형 뉴딜 재원이 6조1000억원인데 조달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원 지사는 "제주형 뉴딜에 관련해선 발표할 게 많다"며 "의회 협조도 받아야 하고, 따로 조만간 기회를 잡겠다"고, 역시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원지사의 대선출마와 관련해서 '중앙언론에선 (원지사의 입장이) 계속 나오는데 지역언론에선 나오지 않는다. 도민들이 궁금해 한다'고 꼬집자 원 지사는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은 제주도에서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중앙언론에는 (대선과 관련) '준비하겠다' '도정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것이다. 기사를 쓰는 건 언론에서 쓰는 것"이라며 "궁금한 사항은 오늘 말고 다른 자리에서 하겠다"고 답변했다.

원 지사는 또 "공식 (대권도전) 선언을 한것이냐, 만 것이냐 얘기가 분분한 것에 대해서 앞으로의 과정속에서 말씀드리겠다"며 "기다리는 맛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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