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청정제주 송악선언” 통해 오라단지-뉴오션타운 등 5개 사업 언급...제2공항 즉답 피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휴일날 개최한 소위 '송악산 선언'을 통해 도내 난개발 논란이 일고 있는 주요 사업들에 대한 도정의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그러나 정작 지역 최대 개발사업인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은 즉답을 피했다. 

원 지사는 25일 오전 11시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선착장 인근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발표했다.

현장에는 송악산 개발사업인 ‘뉴오션타운 유원지’의 찬성측 마을 단체장들과 이에 반대하는 시민활동가들도 참석해 기자회견 전 과정을 지켜봤다.

최승현 행정부지사와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 현대성 기획조정실장 등 민선7기 후반기 도정 핵심 참모들도 총출동 했다.

송악선언을 통해 원 지사는 제2공항을 제외한 5개 주요 개발사업을 언급했다. 대상은 오라관광단지와 동물테마파크, 뉴오션타운, 비자림로 확·포장, 헬스케어타운(녹지국제병원)이다.

원 지사는 “아직 남아 있는 난개발 우려에 대해 오늘로 마침표를 찍겠다. 경관 사유화 우려가 있는 송악산과 주상절리를 지켜낼 것”이라며 뉴오션타운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오라관광단지에 대해서는 현재 제시된 사업내용과 투자로는 제주도의 엄격한 개발사업의 심의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자본과 더불어 엄격한 심사 기조 유지를 재차 강조했다.

다만 동물테마파크에 대해서는 생태계 교란과 인수공통감염병 우려를 고려해 신중히 살피겠다며 현재 추진 중인 사업변경 승인 절차에 대한 즉답을 피해갔다.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에 대해서도 법정보호종 보호와 환경저감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조건부 사업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를 두고 소송이 한창이 녹지국제병원에 대해서는 우선 소송에 적극 대응하고 헬스케어타운 본래 목적에 맞는 공공의료, 연구개발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원 지사는 “송악산은 유원지 개발사업이 계속되고 외국인 투자의 상징이기도하다. 환경보전 논란이 뜨겁고 상징적인 곳이기에 선언을 하는 것”이라며 회견 장소에 의미를 부여했다.

난개발 우려의 마침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원칙을 밝히고 도민들의 우려를 씻어내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향은 유추해 달라”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 “각 사업마다 하나하나 최종적으로 발표하지 못한다. 적법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충분히 판단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답변은 소송이 될 수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송악선언에서 제2공항이 왜 빠졌냐는 질문에는 “국토부와 도의회 특위간 의견 수렴이 진행 중이다. 제2공항에 따른 환경문제는 별도 보호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한 발 뺐다.

난개발 마침표의 실효성을 어떻게 담보해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부영호텔과 송악산 모두 취임 이전에 이미 절차가 진행된 것들이다. 조금만 시간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송악선언과 함께 원 지사는 환경보전을 위한 실질적인 수단으로 환경보전기여금 도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원 지사는 “기존 연구용역은 이미 마친 상태다. 찬반 의견도 수렴했다”며 “구체적으로는 입법절차를 거쳐야한다. 입법안을 가지고 국회를 통해 진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문 전문]청정제주 송악선언
-다음세대를 위한 제주의 약속-

제주의 자연은 모든 국민이 누릴 권리가 있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청정과 공존은 제주도민이 선택한 양보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입니다.

저는 2014년 제주도지사 취임 이후 난개발 차단에 노력해 왔습니다. 환경보전을 최우선하는 제주투자 3원칙을 세웠고, 중산간 개발을 엄격히 제한하고 외국인 투자이민을 대폭 축소하였습니다. 자연 경관을 해치거나 부동산 개발분양 위주의 사업은 중단시켰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남아 있는 난개발 우려에 오늘로 마침표를 찍겠습니다.

첫째, 자연 경관을 해치는 개발은 더욱 엄격하게 금지하겠습니다. 천연 경관의 사유화가 우려되는 송악산과 중문 주상절리를 지켜낼 것입니다.

둘째, 대규모 투자는 자본의 신뢰도와 사업내용의 충실성을 엄격히 심사하겠습니다. 오라관광단지는 현재 제시된 사업내용과 투자로는 제주도의 엄격한 개발사업 심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셋째, 제주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것은 개발사업의 기본 전제입니다. 동물테마파크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제기된 생태계 교란과 인수공통감염병 우려를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살펴야 할 문제입니다. 비자림로 확장은 법정보호종 보호와 환경저감 대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모든 투자와 개발은 반드시 제주의 미래가치에 기여해야 합니다. 녹지국제병원은 소송에 적극 대응하면서, 헬스케어타운 본래의 목적에 맞는 공공의료, 연구개발단지로 전환하여 추진하겠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는 청정과 공존의 원칙을 적용하여 적법절차로 진행할 것입니다. 

청정제주의 환경을 지키는 것은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이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제주는 환경보전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 수단으로 환경보전기여금 도입을 본격 추진하겠습니다. 

제주의 자연은 지금 세대만의 것이 아닙니다. 다음세대도 제주의 자연과 깨끗하고 안전하게 공존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 제주도민과 국민뿐 아니라 다음세대의 권리를 위하여 청정제주를 지키겠습니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입니다.

2020년 10월 25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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