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 양숙현, 새탕라움서 11월 3일까지 ‘데이터포밍_제주’ 전시

제공=새탕라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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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 감염병 사태 속에 예술 창작 환경과 작품 구현 방식을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전시가 열린다.

작가 겸 기획자 양숙현은 10월 21일부터 11월 3일까지 제주 문화공간 ‘새탕라움’에서 전시 <데이터포밍_제주(DATAFORMING_Jeju)>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오늘 날 팬데믹 상황을 보통의 환경으로 설정하고, 새로운 방식의 작품 구현을 실험한 5팀의 작품을 선보인다. 

양숙현은 데이터를 추출하고 수집하는 행위자로서, 전시장 주변 남성마을과 새탕라움 공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해 3D 데이터화 시켰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김기대, 룸앤테일, 정혜윤, 황문정 등 모든 참여 작가에게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전달됐다. 이들은 자유롭게 데이터를 다운로드받아 변형, 즉 포밍(forming)하여 작품을 제작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클라우드에 저장해 모두에게 공유하는 식의 접근. 이것에 대해 기획자는 “남성 마을이 곧 재생 사업으로 사라질(변형될) 공간이라는 사실과 함께, 휘발될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는 당위, 즉 없어질 것을 기억하기 위한 행위로 읽히기도 한다”고 정의한다.

나아가 “그러나 이 전시는 매일 업데이트되는 클라우드의 사진첩 혹은 다시 열어보지 않을 외장 하드디스크와 같이 일상적인 저장 욕구를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또 물리적 공간을 가상 공간으로 완벽히 이관하기 위한 시도는 더욱이 아니다. 앞선 예시와 본 전시와의 차이점은 데이터 수집부터 포밍하는 단계까지, 모든 과정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오류인 글리치(Glitch)를 포섭하는 지점”이라고 설명한다.

기획자는 글리치를 물리적 공간을 3D 데이터화하면서 떨어져 나가는 수많은 정보라고 규정한다. 원본보다 가벼워진 가상을 증명하는 흔적이 아니라 오히려 원본과 무게를 맞추기 위해 생성된 데이터이다. 이 글리치는 5팀의 새로운 관점이자 작업으로 드러난다.

제공=새탕라움. ⓒ제주의소리
'데이터포밍-제주' 전시장 모습. 제공=새탕라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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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포밍-제주' 전시장 모습. 제공=새탕라움. ⓒ제주의소리

모든 참여 작가는 데이터 수집과 포밍에서 발생한 오류와 정보의 탈락을 의식하며 작업을 진행했다.

기획자는 “<데이터 포밍-제주>는 원본만큼의 무게를 지니는 가상을 만든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사라질 데이터를 재분배하고, 분배의 과정에서 생기는 필연적인 오류를 새로이 생성된 데이터로 채우는 행위”라며 “이는 사라짐에 저항하는 움직임이자 정보를 운반하는 코드로서 예술을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전시가 보여준 것은 접촉이 불가능한 시대가 촉발한 새로운 창작에 대한 상상이며, 잠깐 여기로 불러온 미래의 모습”이라고 다소 전시 취지를 풀어냈다.

이번 전시는 제주문화예술재단 ’우수문화예술기획사업‘ 후원을 받는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사전 방문 신청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새탕라움 웹사이트( www.instagram.com/seetangraum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트스페이스 새탕라움
제주시 서사로 5길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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