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활성화 주민협의체, 제주목 관아 개방 요구하는 버스킹 행사 열어

지난 7~9월 매주 토요일에 한해 야간 개방된 제주목 관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목관아지를 개방하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활용도는 낮고 저녁이면 문이 닫혀 본래의 가치에 비해 원도심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전면 무료 입장과 개방 시간 연장 등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이 누구나 문턱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다. 

지난 31일 오후 6시부터 제주목 관아 앞에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대표 고봉수)’ 주최로 ‘열려라 뚝딱! 제주목관아 열린다 뚝딱! 시민공원’ 행사가 열렸다. 

버스킹 공연으로 준비된 행사에는 1983년 MBC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에밀레’의 보컬 김대익과 조성진 밴드, 고교생 힙합 동아리 등이 나섰다. 

이날 행사의 목적은 제주목관아를 개방해 시민공원으로 활용하자는 것. 원도심 역사문화의 상징적 공간이기도 한 목관아는 탐라국 이래 제주의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의 중심 역할을 했던 공간인 만큼 '살아있는 시민 공간'으로 탈바꿈하자는 것이 취지다. 

제주북초등학교에서 바라본 제주목 관아. 개방 시간에도 후문이 굳게 닫혀 있다. 

제주목관아는 국가사적 제380호, 목관아에 위치한 관덕정은 보물 제322호로 지정돼 문화재청의 관리를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집중적으로 훼철되어 관덕정을 빼고는 그 흔적을 볼 수가 없었던 제주목관아는 20세기를 마감하는 1999년 9월에 복원을 시작하여 새로운 세기인 2002년 12월에 복원(復元)을 마쳤다. 

복원 당시부터 목관아를 시민공원으로 전면 개방하자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성인 입장료는 1500원이다. 

제주도민의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수백년간 제주의 정치·경제·행정·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음에도 1년 관람료 수익은 1억원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봉수 원도심활성화시민협의체 대표는 “제주목관아를 시민 공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제주목관아가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크지만, 활용도가 매우 낮다. 저녁이면 문이 굳게 닫히고, 높은 담장이 가로 막는다. 원도심 일대 주민 입장에서는 되레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고 했다. 

31일 제주목 관아 앞에서 열린 버스킹 행사
31일 열린 버스킹 행사에서 고봉수 대표가 제주목관아 개방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이어 “개방 시간 연장, 담장 허물기 등 제주목 관아 개방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새벽 시간이나 해가 질 때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산책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면 자연스레 원도심 활성화와 연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제주도에 제주목 관아 개방을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문화재청과 협의중이라는 답변만 들려왔다”며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어 뜻을 같이하는 시민들과 함께 직접 나섰다. 제주목관아 개방을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탐라국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정치·행정·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던 제주목 관아는 1434년(세종 16) 관부의 화재로 건물이 모두 불탔다. 곧바로 재건축이 이뤄져 이듬해인 1435년에 206칸의 관아 건물이 세워졌으며, 조선시대 내내 증·개축이 이뤄졌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제주목관아 건물 상당수를 허물어 콘크리트 건물을 세웠고, 광복 후 제주목 관아는 제주도 임시도청, 제주도의회 의사당, 북제주군청 임시청사 등으로도 활용됐다. 

1990년대 들어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와 탐라방영총람(耽羅防營總覽) 등 문헌을 중심으로 제주목 관아 발굴조사와 함께 복원 작업이 이뤄졌고, 2002년 복원이 마무리된 이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31일 제주목 관아 앞에서 열린 버스킹 행사
31일 제주목 관아 앞에서 열린 버스킹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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