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담길 조성 나선 양창기 이장…“한라산, 애월 바다에 안긴 고즈넉한 어음1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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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역사와 선인의 삶과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제주밭담 보전관리를 위해 밭담길 조성에 나선 양창기 제주시 애월읍 어음1리장. ⓒ제주의소리

“우리 마을은 중산간에 있어 바다 방향으로 펼쳐진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을 살린 밭담길을 만들어 방문객을 유도하고 마을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주민 소득 증대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5일 제주 밭담길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실무협의를 위해 어음1리 복지회관을 찾은 양창기(62) 제주시 애월읍 어음1리장은 [제주의소리]와의 현장 인터뷰에서 제주밭담 보전관리를 통해 마을 발전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양창기 이장은 FAO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밭담의 가치를 잇겠다는 일념으로 ‘2020 제주밭담길 조성사업’에 뛰어들었다. 마을에 밭담길을 만들어 밭담농업시스템과 농촌 문화·환경 체험, 지역 홍보를 통한 공동체 활성화 등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어음1리는 주민들이 일구는 밭 너머 드넓은 제주 바다가 펼쳐지고 뒤로는 한라산이 웅장하게 서 있는 모습이 이름답다. 주민 250여 명으로 구성된 100여 가구가 소소하게 마을을 일구며 정답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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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밭담길을 따라 시선을 올리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한라산. ⓒ제주의소리

양 이장은 밭담길 조성사업을 통해 고즈넉한 농촌 경관을 선보임과 동시에 마을행사를 기획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을 풍광과 가용자원을 활용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겠다는 것.

농촌 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꾸려 방문객을 유도하고 밭담길을 따라 메밀과 유채 등 경관작물을 심는 등 제주밭담 보전관리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1시간여를 걸어서 제주밭담을 둘러볼 수 있는 약 3km의 코스를 조성할 예정이다.

더불어 마을회 차원서 밭담길을 따라 조성된 메밀과 유채를 활용한 향토음식점을 만들어 음식과 특산품을 판매하고, 계절에 맞게 축제를 개최하는 등 마을 소득을 창출해 주민들을 돕겠다는 취지를 더했다. 

양 이장이 세운 제주밭담 보전관리 계획은 △제주밭담농업시스템 의미와 가치 교육을 통한 주민 인식변화 △농업 문화에 깃든 다양한 가치를 주민 스스로 보전관리 할 수 있는 활동 추진 △아름다운 밭담길 코스 유지를 위한 환경정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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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 예정인 어음1리 밭담길은 드넓은 제주 바다와 비양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제주의소리

양 이장은 새롭게 조성될 밭담길에 대해서 “마을이 해발 150m에 있어 위에서 내려다보는 밭담이 장관을 이룬다. 일직선으로 바라보는 다른 밭담들과 차별화된 풍경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밭담과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힐링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선대서부터 내려온 옛 마을 모습 그대로를 잘 간직해 아름다운 제주밭담과 자연 경관을 잘 물려주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 생각한다. 주민들 역시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며 “제주농업 기반시설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제주밭담을 잘 보전관리 해 어음1리를 아름답게 가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0 제주밭담길 조성사업은 농업유산의 보편적 가치를 차세대에 계승하고 지속적인 주민 관심과 관리, 참여를 통한 지역민 주도 거버넌스 구축과 농업·농촌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제주밭담은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2014년 4월 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 확정된 제주 역사와 선인의 삶과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농업유산이다. 제주도 전역에 분포하는 제주밭담은 토양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이루며, 그 길이는 약 2만2천k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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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밭담이 굽이굽이 펼쳐진 사이를 걸어가는 마을 주민.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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