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41) forgiveness·peace 용서· 평화

for·gíve·ness [fərɡɪvnəs] n. 용서(容恕) & peace [piːs] n. 평화(平和)
‘용서’와 ‘평화’를 튼내며
(‘용서’와 ‘평화’를 떠올리며)

forgiveness는 접두사 for- ‘완전히(=completely)’와 give ‘주다’의 결합이다. 그 어원적 의미는 말 그대로 ‘완전히 주다’이며, peace의 어원적 의미는 ‘함께 묶다(=binding together)’이다. 그리고 그 forgiveness와 peace의 의미를 하나로 세우면 ‘완전히 줌으로써 함께 묶다’가 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인 ‘용서’와 ‘평화’가 늘 함께 거론되는 것은 바로 그런 까닭이 아닌가 한다.  

용서는 단지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을 향한 미움과 원망의 마음에서 스스로를 놓아 주는 일이다. 그러므로 용서는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이자 사랑이다.

- 달라이 라마 <용서> 중에서 -

달라이 라마가 가진 ‘평화’에 대한 철학의 중심에도 ‘용서’가 자리 잡고 있다. 누군가 달라이 라마에게 “나는 당신들이 중국인들에게 분노(anger)의 감정을 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가끔이라도 그런 분노를 느껴 본 적이 없습니까?”라고 직선적으로(frankly)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런 적 거의 없습니다. 만일 나를 고통스럽게 만든 사람에게 나쁜 감정을 키워 나간다면. 내 자신의 마음의 평화(peace of mind)만 깨어질 뿐입니다. 하지만 내가 그들을 용서한다면 내 마음은 평온(tranquility)을 되찾을 것입니다. 자유를 찾기 위한 투쟁에도 분노나 증오(hatred)의 감정 대신 진정으로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한다면 그 투쟁을 더욱 효과적으로(effectively) 펼쳐 나갈 수 있습니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자비심을 가지고 투쟁하는 것입니다. 나는 분석적인(analytic) 명상(meditation)을 통해 증오와 같은 파괴적인 감정(destructive emotion)이 쓸모가 없는 것이라는 확신(conviction)을 갖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분노나 미움의 감정은 내 안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따금씩 흥분할 때는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대립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로 그 한 가운데에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심리가 있고, 달라이 라마는 용서를 통해서만이 그 피해자 심리를 극복할 수 있다고 설파한다. 피해자 스스로 용서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고 가해자에게 용서를 베풀 때 진정한 평화가 모습을 드러내고 소모적인대립과 갈등을 종식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대립(opposition)과 갈등(conflict)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엊그제부터 대선(presidential election)에 들어 간 미국은 1950년대 초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10년 단위로 인종차별(racism) 문제, 성차별(sexual discrimination) 문제, 세대 간 갈등(generation gap) 문제를 겪었던 바,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그간의 급격한 사회적 변화(social change)와 더불어 그런 분열적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simultaneously) 일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바로 그런 대립과 갈등의 한 가운데에 ‘가해자(injurer)’와 ‘피해자(victim)’라는 심리(psychology)가 있고, 달라이 라마는 용서를 통해, 용서를 통해서만이 그 피해자 심리를 극복할 수 있다고 설파(elucidation)하고 있는 것이다. 오랜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에게 이제 그만 용서를 하라고 쉽게 말할 수는 없다. 피해자 스스로 용서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고 가해자에게 용서를 베풀 때만이 진정한 평화가 모습을 드러내고 작금의 소모적인(consumptive) 대립과 갈등을 종식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께 항상 평화가 함께 하기를(Peace always be with you)!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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