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거주해야 주민?’ 제주 마을 향약 천차만별
‘20년 넘게 거주해야 주민?’ 제주 마을 향약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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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학회 51차 전국학술대회...“이주민 참여 문턱 낮춰야 공동체 참여 활발”
제주학회 51차 전국학술대회가 6일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제주학회 51차 전국학술대회가 6일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정착 주민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제주. 지역 공동체의 융화를 위해서는 주민(리민) 자격 포함, 마을 향약을 현실성 있게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학회가 주최·주관하고 (재)오리온재단이 후원한 <2020년 제주학회 51차 전국학술대회>가 6일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올해는 ‘유산과 지역사회’라는 주제로 총 5부에 걸쳐 진행한 가운데, 제주 읍·면지역 마을 별 리민의 자격·권리·의무 규정을 살펴본 연구가 눈길을 끌었다. 김일순, 양정철, 황경수(제주대학교 행정학과)가 발표한 ‘마을자치 문화유산인 제주 향약에 관한 연구’다.

발표자들은 자료 수집에 응한 제주시 지역 89개 마을, 서귀포 57개 마을 포함한 146개 마을의 향약을 조사했다. 각 마을은 리민의 자격부터 리장 후보자 자격까지 향약 내용에 차이를 보였다.

146개 마을 가운데 111곳(76%)은 ‘주민 등록 전입 후 실제 거주’하면 리민의 자격을 부여했다. 그러나 ▲5년 이상 경과(12곳) ▲20년 이상 거주(4곳) 같은 조건도 존재한다. 한술 더 떠 3개 마을은 리민 자격에 대한 기준이 향약에 없었다.

리민에게 주어지는 권리는 크게 자산 청구권, 총회 참여권, 리장 선거권, 피선거권으로 나뉜다. 이 역시 마을마다 천차만별이다.

특히 자산 청구권은 146곳 가운데 39곳만 향약에 명시돼 있고, 나머지 107곳(73.3%)는 청구권에 대한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았다. 자산 청구가 가능한 마을 29곳도 ▲일정 시점 이전 거주자만 청구 가능(8곳) ▲전입 후 일정기간 경과 후 청구 가능(12곳) ▲해당 마을 출생자와 타 지역 출생자 전입자를 구분해 청구 기간을 따로 설정(8곳) 등 조건이 제각각이었다. 마을 거주자를 비롯한 누구도 청구할 수 없는 마을도 7곳이나 됐다.

총회 참여는 ‘마을 거주 리민이면 누구나’ 참석 가능한 마을이 22.6%인 33곳에 불과했다. 세대주와 회원 등 특정 거주자만 총회 참여권이 있는 마을도 50곳에 달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리장 선거권은 52개 마을이 세대원 중 한 명에게만 선거권을 주고 있는 상태다. 추대 방법으로 리장을 선출하는 10곳은 선거권에 대한 내용이 향약에 없다.

리장 후보로 나설 수 있는 피선거권도 ‘제주특별자치도 이장·통장·반장 임명 등에 관한 규칙’보다 엄격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해당 규칙에는 ‘2년 이상 주민등록 돼 있는 25세 이상 주민’이라고 정해놨지만, 전입 기준 30년 이상 거주 조건도 6곳이나 됐다. 10년 이상이 48곳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일부 마을은 선거 기탁금을 500만원으로 정해놨는데, 이는 공직선거법 시·도의원선거 기탁금 300만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제주학회 51차 전국학술대회가 6일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제주학회 51차 전국학술대회가 6일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발표자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마을 향약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리민의 자격을 갖기 전 이주민에 대한 참여권을 중요시 했다.

발표자들은 “향약 분석에 따르면 전입 후 일정 기간 거주해야 리민 자격을 부여하는 마을이 35곳으로, 길게는 20년 이상 거주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이로 인해 이주민들은 공동체에 대한 관심도 없고 기존 마을 주민들과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리민 자격을 갖기 전 마을 공동사업 또는 총회 등에 참석해 이주민들이 갖고 있는 재능도 기부하고 공동사업으로 얻어진 이익금을 나눠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분쟁 소지 없애기 위한 자산 청구권 규정 명확히 정리 ▲마을 총회 참여권 확대 ▲리장 선출시 1세대 1표제 대신 1인 1표제 도입 ▲리장 후보자 조건 개선 ▲리민 의무사항 현실화 ▲향약 재정비, 투명한 정보공개 등을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김일순의 박사학위 논문 <지역 활성화를 위한 마을자치 모형 연구>(2020)를 발췌해 수정-보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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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8
삼춘딸 2020-12-15 19:26:42
순수성이 무너지고 돈을 앞에 두고 생기는 갈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마을자산은 공공자산. 마을 주민 것이라는 생각 이제 없애야 함.
210.***.***.108

산소리개소리 2020-11-08 19:42:22
문제는 마을내에 이주해오면 바로 권리를 주장함에
원주민들과의 갈등이 문제임.
그래서 어느정도의 기간을 정해서 자격을 주는게 옳은듯함.
즉 의결권. 피선거권. 자산권리는 각각 따로 자격기준을 정해야 무리가 없음요.
이주 해오자마자 원주민과 똑같은 권리와 자격을 준다는건 누가봐도 불공평함.
수십년간 마을자산을 지켜내고 일권낸건 원주민 입니다.
175.***.***.156

웃기는 짬뽕들.. 2020-11-07 20:38:11
이걸 연구했답시고 주제 발표라 ㅋㅋㅋ
동네에 새로 이사왔다고 어르신들 찾아뵙고 인사하는 사람들을 본적있나요?
혼자 들어와 살 때는 아무 소리 못하다 셋이상 정도만 들어와 살게 되면 지들끼리 뭉쳐 잘난 척 하면서 기존 주민들을 우습게 알고 마을 총회에 가면 동네 마다 대대로 일궈온 마을재산의 권리 주장하려 하는 못된 심보들 부터 보이니 미움을 받는 걸 나쁜 동네라 폄훼하고... 그런 정신 자세 부터 뜯어고치라고 하세요!
그런 사람들이 외국인 노동자는 더 모질게 대하는 꼴 자주 봤어요. 잠깐 머무를 사람들이 앞장서서 데모나 하고 ㅉㅉ
그런 데모꾼 없어도 제주인들 요망지게 잘 살아왔으니 제발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놔라 배놔라 마세요!
61.***.***.154

도두동 2020-11-07 10:06:46
존경스럽네요
고생많으셨습니다
김박사님
49.***.***.167

이런 괸당 2020-11-07 10:06:07
외국 어느나라를 가도 이런식으로 이주민들을 대하는
나라는 없지요

원주민 자체도 몽골족이 더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168.***.***.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