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20범 강 모씨, 감금-강간상해 혐의 체포...제주 경찰 520명-헬기 동원 추격전

[기사수정-11월9일 15:20] 헤어진 여자친구를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성폭행 한 30대 남성이 사흘 간의 도주 끝에 체포됐다.

경찰 수사에 혼란을 야기하며 수사망을 유유히 벗어나는 대범함을 보인 피의자는 헬기 추적까지 피하며 사흘 간 경찰 500여명이 투입된 이후에야 덜미를 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감금과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강모(37)씨를 8일 체포해 조사중이다.

강씨는 올해 6월부터 교제하던 A(29)씨의 이별 통보에 격분해 지난 3일 오전 8시께 A씨를 제주시내 자신의 주거지로 끌고 가 손과 발을 묶어 감금했다.

제주서 감금과 강간상해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강모씨가 도주 중 버려둔 차량. ⓒ제주의소리
제주서 감금과 강간상해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강모씨가 도주 중 버려둔 차량. ⓒ제주의소리

이 과정에서 흉기로 폭행하고 피해자의 신체를 구속한 상태에서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감금 사흘째인 5일 오전 8시30분께 강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온 힘을 다해 주거지를 빠져나와 이웃집에 도움을 요청했다. 약 10분 후 주거지로 돌아온 강씨는 A씨가 탈출한 것을 인지하자 곧바로 휴대폰 전원을 끄고 도주를 감행했다.

결박된 상태에서 발견된 A씨는 온 몸에 멍이 든 모습을 하고 있었다. 피해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고, 진단 결과 갈비뼈가 부러지고 비장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강씨는 자신의 모친의 거주지인 제주시 한경면 소재 창고에 숨어있다가 시내권으로 들어와 자신의 차량을 방치해두고 지인들의 차량을 이용하는 등 도주 행각을 이어갔다.

제주서 감금과 강간상해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강모씨가 도주하던 당시 배포된 공개수배지.
제주서 감금과 강간상해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강모씨가 도주하던 당시 배포된 공개수배지.

강간상해 등 동종전과를 비롯해 전과 20범에 달하는 강씨는 경찰의 수사망에 대해 익히 인지하고 있어 꾸준히 혼선을 야기했다.

휴대폰 전원을 끈 채 공중전화를 이용하면서 이동수단은 지인의 차량을 바꿔타거나 택시를 이용했다. 은거지도 지인의 거주지와 숙박업소 등을 수 차례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나흘 간 경찰 520명을 투입하고 헬기까지 동원하는 등 추적에 나섰고, 8일 오후 5시 5분께 제주시 이도동 한일베라체 사거리에서 피의자 차량수배시스템(WASS)을 통해 확인된 강씨를 체포했다.

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헤어지자고 말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구두진술하기가 힘든 상태다. 피해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과 심리 치료 등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이후 진술을 통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강씨의 도피를 도운 지인 등을 상대로도 혐의점이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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