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유식)는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김대근)와 함께 보물 제652-6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 <그림에 담은 옛 제주의 기억, 탐라순력도>를 개최한다. 기간은 11월 10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다.

이번 전시에서는 탐라순력도와 함께 제작 당시의 시대 상황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 17점을 선보인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李衡祥, 1653~1733)이 순력(巡歷)을 실시하고 남긴 화첩이다. 이형상은 순력과 재임 중 중요한 순간들을 1703년 화공(畫工) 김남길(金南吉)에게 그리게 했다. 

총 41면의 그림과 서문 2면으로 구성된 탐라순력도에는 1700년을 전후한 시기 제주 사회의 생생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의 대표 문화유산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소개되었을 뿐 기록자이자 저술가로서 이형상 목사의 여러 면모와 지방관들의 그림 제작이라는 조선 후기 문화사적 배경을 조명하는데 미흡했었다는 게 박물관의 설명이다. 

전시장에는 탐라순력도와 이형상 목사가 남긴 보물, 그림들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품 수량은 많지 않지만, 보물 6건을 포함해 국가지정문화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형상 목사의 후손들이 간직하고 있던 보물 652호 《이형상 수고본(手稿本)》중 <강도지(江都志)>, <남환박물(南宦博物)>, <악학편고(樂學便考)>, <악학습령(樂學拾零)> 등 주요 저술 자료가 박물관으로 왔다.

이형상 목사의 거문고, 인장 등 국가민속문화재 119호인 <병와 이형상 유품>도 한 자리에 모았다. 조선 후기 지방관의 통치 행위를 그린 《북새선은도(北塞宣恩圖)》 등의 그림과 함께 17세기 말 제주목사로 재직한 이익태의 《탐라십경도(耽羅十景圖)》를 계승한 12폭의 제주 풍경 그림도 선보인다. 

국립제주박물관은 한 번에 2면밖에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초고해상 디지털 스캔 작업을 실시하고 이를 대형 영상으로 제작했다. 

이 밖에도 관람객이 탐라순력도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전시하는 면을 바꿀 계획이다. 세부 장면을 다양하게 담은 도록도 발간했다. 탐라순력도 전시면 교체 일정은 국립제주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유식 관장은 “이번 전시는 탐라순력도의 연구 기반을 확대를 위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의 첫 협력의 결과물”이라면서 “앞으로도 공동 학술대회 등 다양한 조사·학술 행사로 탐라순력도가 제주를 넘어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시를 준비한 김승익 학예연구사 역시 “이번 전시는 조선 후기 문화사에서 탐라순력도가 갖는 가치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전시와 연계한 20일에는 탐라순력도의 문화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온라인 학술 세미나가 열린다. 다양한 학교,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과 온라인 콘텐츠도 선보인다. 

관람과 행사 정보는 누리집( jeju.museum.go.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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