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제주본부 ‘제주 관광산업의 생산성 성장에 대한 동학적 연구’

ⓒ한국은행 제주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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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관광산업이 질적 성장 없이 과당경쟁이 반복되는 양적 성장만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12일 ‘제주 관광산업의 생산성 성장에 대한 동학적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제주 관광산업은 외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구조 변화가 긴요하다”고 조언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제주 매출액 증가율은 84.9%에 달하며, 종사자 수, 사업체 수 증가율도 각각 55.6%, 46.2%를 기록하는 등 양적으로는 큰 성장을 이뤘다. 

2010년 652만명 수준이던 제주 방문 관광객은 2016년 1585만명으로 급증, 관광 조수입은 2018년 기준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2018년 1인당 매출액과 사업체당 고용은 2010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10년 제주 1인당 매출액은 8400만원이며, 2014년에는 1억2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1억원 수준으로 다시 감소했다. 

사업체당 고용도 2010년 제주는 3.11명에서 2014년 3.25명으로 다소 늘었지만, 2018년에는 3.31명으로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사실상 제주관광 산업의 질적 성장이 멈췄다는 얘기다. 

사업체 진입률은 다른 지역보다 대체로 높았으나, 퇴출률은 낮아 업종별 과당경쟁이 심화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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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률과 퇴출률을 통해 산출한 제주 순진입률은 무려 38%를 기록해 서울(19%), 강원(21%)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숙박업의 경우 퇴출에 비해 진입이 커 시장 경쟁도가 심했다. 2010~2018년 제주 숙박업 진입률은 무려 104.7%에 달했는데, 퇴출률은 25.8%에 그쳤다. 

음식주점업도 진입률은 75.4%, 퇴출률은 37.7%를 기록해 휴·폐업하는 업체에 비해 새로 개업하는 업체가 훨씬 많았다. 

제주 관광산업의 생산성은 2010~2018년 기간 중 연평균 4.8%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대부분 2010~2014년 기간중 성장이었다. 2010~2014년 기간 연평균 생산성 성장률은 10.2%에 달했지만, 2014~2018년에는 0.2%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제주 관광산업이 양적 측면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질적 성장에는 한계를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진입에 따른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생산성이 높은 사업체를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개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소매업과 운수업, 예술·스포츠업 등은 2014~2018년 진입 사업체의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경쟁력을 갖춘 창업 준비가 필요하다”며 “숙박업도 2014~2018년 업종 전체의 생산성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어 성장 정체나 한계기업에 대한 퇴출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퇴출 사업체의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나타나, 생산성이 높은 사업체가 퇴출돼 전체 생산성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생산성이 높지만 경제여건 악화 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해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금융 심사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와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진입 사업체의 생산성 성장 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업종 전환을 모색하는 사업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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