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놀이를 즐기며 바른 인성까지 키워가는 놀이터가 제주도내 한 유치원에 만들어졌다.

제주도교육청은 14일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제주미래교육연구원에서 ‘ON과 OFF 사이, 배움을 잇다’를 주제로 2020 제5회 수업나눔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유아교육! 놀이로 디자인하다’를 소주제로 도내 유치원 교사들이 참여해 연구학교 운영과 전문적 학습공동체 사례 등을 공유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연구유치원으로 지정된 함덕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는 고경희 교사가 개정된 누리과정을 지난 2년간 적용해 온 과정가 성과를 직접 소개했다.

2019년 개정 누리과정은 유아가 놀이를 통해 심신의 건강과 조화로운 발달을 이루고 바른 인성과 민주시민의 기초를 형성되도록 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놀이’와 ‘바른 인성’이 더해졌다.

함덕병설유치원은 이를 위해 유아가 주도적으로 즐기는 ‘H-PLAY’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이는 Health(신체운동.건강)와 Personality(사회관계), Language(의사소통). Art(예술경험) Yard(자연탐구) 5개 영역을 통해 즐기며 인성을 배우는 유아놀이 중심 교육이다.

함덕병설유치원의 핵심 과정인 ‘상상놀이’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아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방역수칙을 지키며 개별놀이가 아닌 자유놀이를 즐겼다.

고 교사는 “어느 여름 아이들이 복도에서 유리창에 지워지는 색연필로 신나게 그림을 그렸다. 복도에는 냉방시설이 없어 시간이 지나자 아이들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몇 아이들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교실에서 책을 가지고 나와 친구들에게 부채질을 해주는 모습을 봤다. 배려의 장면이다. 놀면서도 인성이 자라는 현장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친구를 위해 빌려주고, 소파에 공간을 내주며 함께 책을 읽는 모습도 보였다.

고 교사는 “다양한 놀이 속에서 아이들이 협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놀이하며 배우는 존재였다. 그래서 유치원 자체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가지 주제로 창의적인 놀이를 하는 상상놀이와 함께 함덕병설유치원에는 만 4세반, 만 5세반이 함께 즐기는 ‘놀멍데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교사들이 풍선을 나눠주니 입으로 불거나 주입기도 사용해 풍선을 부풀리는 아이들이 있었다. 일부는 풍선에 그림을 그리고 밖에서 농구나 물총놀이로 활용하기도 했다.

고 교사는 “놀이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놀이재료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어린이도 있다”며 “ 때문에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흥미를 보이는 재료로 놀이 주제를 정하는 일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상상놀이와 놀멍데이를 통해 개정누리과정을 잘 따라가려 한다”며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들도 힘이 난다”고 덧붙였다.

2020 제5회 수업나눔축제는 18일까지 이어진다. 16일은 특수교육, 17일은 고등학교,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온라인 수업에서 살아남기’라는 소주제로 중학교 수업 나눔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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