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타워 자체 하수처리시설 본격 가동...시민단체, ‘제2의 신화월드 하수대란’ 우려 

최근 준공 허가를 받은 제주 최대 건축물 드림타워가 하수대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내세운 중수도 재활용 시설.
최근 준공 허가를 받은 제주 최대 건축물 드림타워가 하수대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내세운 중수도 재활용 시설.

제주 최대 건축물인 드림타워가 준공과 함께 대규모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본격 가동하면서 향후 도심지 하수처리 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시행사인 (주)롯데관광개발은 드림타워 사용승인에 맞춰 도내 민간시설 중 최대 용량의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최근 외부에 공개하고 실제 운영에 들어갔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시민단체의 하수대란 지적에 대해선 적극 반박했다. 

롯데관광개발은 2015년 8월 관광숙박업 사업계획 변경 승인 과정에서 도내 최초로 자체 정화시설을 갖춰 오수를 중수로 재이용하고 고도정화처리 후 방류하는 계획안을 제시했다.

드림타워는 지하 6층, 지상 38층(높이 169m), 연면적만 30만3737㎡에 달한다. 높이는 기존 최고층인 제주 롯데시티호텔(89m)보다 2배 가량 높고 연면적은 서울 63빌딩의 1.8배에 이른다.

1600실에 이르는 객실과 각종 상업시설에서 쏟아져 나올 하수총량은 하루 최대 4968㎥이다. 이는 환경부 고시인 건축물의 용도별 오수발생량에 근거해 1㎡당 20리터의 원단위를 적용한 결과다.

드림타워는 건축허가 기준 대비 실제 오수발생량을 하루 3300㎥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신화역사공원의 경우 전체 객실수 4890실의 계획 오수발생량이 1일 기준 2893㎥이었다.

하수처리 계획에 따르면 드림타워 오수 중 1360㎥는 하수처리시설을 통해 중수로 재이용된다. 1720㎥는 고도정화처리를 거쳐 하천으로 향한다. 나머지 220㎥는 제주(도두)하수처리장으로 간다.

드림타워 건물 지하 3층에 위치한 고도정화처리시설 중 첫번째 공정인 오수집수 및 협잡물 제거 시설.
드림타워 건물 지하 3층에 위치한 고도정화처리시설 중 첫번째 공정인 오수집수 및 협잡물 제거 시설.
드림타워 건물 지하 3층에 위치한 고도정화처리시설 중 세번째 공정인 미생물 처리 시설.
드림타워 건물 지하 3층에 위치한 고도정화처리시설 중 세번째 공정인 미생물 처리 시설.

롯데관광개발은 이를 위해 건물 지하 3층에 50억원을 들여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만들었다. 고도정화처리시설은 미생물과 침지, 오존처리, 활성탄여과, 역삼투압 처리 설비를 갖추고 있다.

총 10개 공정 중 8개 공정을 거쳐 중수가 만들어진다. 중수는 하수를 처리해 다시 사용하는 물이다. 1일 약 1000㎥의 중수는 지하 3층에서 지상 38층 옥상의 냉각탑으로 향한다.

냉각탑은 드림타워 내 각종 공조 설비와 연결돼 건물 내부의 냉방과 제습을 지원한다. 순환 과정에서 발생한 수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냉각탑에 냉각수가 실시간으로 공급돼야 한다.

대형 건축물 옥상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원인이 바로 냉각탑이다. 드림타워는 냉각탑 주변에 빨간등이 설치 돼 있어 야간에 화재로 인한 연기로 착각해 119신고하는 경우도 있다.

역삼투설비(RO) 등 10개 공정을 모두 거친 물은 별도 저류조에서 배관을 통해 건물 밖으로 간다. 도내 민간 건축물 중 오존처리기와 RO처리기 시설을 갖춘 곳은 드림타워가 유일하다.

드림타워측은 이 물이 하천수 1~2급보다 수질이 좋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중수도시설 공정 담당자는 이 물을 삼다수 페트병에 넣어 시중에 파는 삼다수와 비교해 보이기도 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최종 용수를 제주민속오일시장 인근 홀천까지 약 1.8km의 전용 관을 매설해 하천에 방류하기로 했다. 10개 공정을 모두 통과해 방류되는 양은 하루 최대 1720㎥이다. 

드림타워 건물 지하 3층에 위치한 고도정화처리시설 중 9번째 공정인 역삼투압(RO) 방식 처리시설. 이 설비를 거친 최종 용수가 하천과 제주(도두)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간다.
드림타워 건물 지하 3층에 위치한 고도정화처리시설 중 9번째 공정인 역삼투압(RO) 방식 처리시설. 이 설비를 거친 최종 용수가 하천과 제주(도두)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간다.
제주 드림타워 38층 옥상에 설치된 냉각탑. 드림타워는 지하 3층에 위치한 하수처리시설에서 상당수의 중수도를 옥상으로 끌어 올려 냉각수로 재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주 드림타워 38층 옥상에 설치된 냉각탑. 드림타워는 지하 3층에 위치한 하수처리시설에서 상당수의 중수도를 옥상으로 끌어 올려 냉각수로 재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내 민간시설에서 중수도를 하천에 흘러 보내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 때문에 환경단체는 정수되지 않은 오수가 그대로 유출되는 일이 벌어질 경우 하천과 바다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나머지 220㎥는 하수관을 거쳐 도두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간다. 방류 수질은 드림타워 제어실에서 설치된 원격모니터링시스템(TMS)를 통해 도두하수처리장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환경단체는 도두하수처리장 방류 규모가 당초 계획인 1일 2200㎥에서 220㎥으로 줄어든데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하루 오수 발생량 원단위 적용에도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드림타워는 최대 하수발생량 1일 기준 4968㎥에서 절수기기를 통해 1700㎥가 줄어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는 38%의 절수효과에 대한 실증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드림타워가 적용한 1㎡당 20리터는 숙박시설에 한한다며 건물 내 음식점과 목욕시설, 공중화장실은 1㎡당 각 70리터, 46리터, 170리터 등 적용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드림타워는 도내 다른 대형 숙박시설의 객실당 하수량과 비교해 실제 발생량은 설계상 최대 발생량에 미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5000㎥ 규모의 저류 탱크는 대비책 중 하나다.

드림타워는 연내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숙박시설 운영에 들어갈 전망이다. 철저한 약속 이행과 감시가 뒤따라야 제2의 신화월드 하수 대란을 피할 수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50억원을 들여 설치한 드림타워 고도정화처리시설의 10개 공정을 거친 마지막 용수. 드림타워가 최종 용수를 시중에 판매되는 삼다수와 비교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50억원을 들여 설치한 드림타워 고도정화처리시설의 10개 공정을 거친 마지막 용수. 드림타워가 최종 용수를 시중에 판매되는 삼다수와 비교하고 있다.
드림타워 3층 지하에 설치된 하수처리시설의 원격모니터링시스템(TMS). 이 곳에서 실시간 배출량과 수질을 확인할 수 있다.
드림타워 3층 지하에 설치된 하수처리시설의 원격모니터링시스템(TMS). 이 곳에서 실시간 배출량과 수질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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