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동안 23개 코스서 진행, 14일 온·오프라인 폐막식 ‘눈길’

만남 자체가 서로를 위협하는 코로나19 시대. 그러나 제주올레는 지난 10년의 저력으로 길 위에서 다시 해답을 찾아냈다. 

2020제주올레걷기축제가 23일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14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올해 축제는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대면 ‘따로함께’ 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23일 동안, 섬 코스(우도, 추자도, 가파도)를 제외한 본섬 23코스에서 진행했다. 

사전 접수로 모집된 참가자들은 23개 코스에서 23일간 코스마다 15명의 제한된 인원으로 현장 운영 자원봉사자의 인도 아래 매일 발열체크를 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축제를 즐겼다.

2020제주올레걷기축제 모습. 제공=제주올레. ⓒ제주의소리
2020제주올레걷기축제 모습. 제공=제주올레. ⓒ제주의소리

특히, 23일간 23개 코스에서는 올레데이, 지기데이, 로컬데이, 공연데이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 제주 지역만이 가진 특색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제주 전통주 양조장을 소개한 ‘술도가 제주바당’, 마을 이장님과 함께 마을 구석구석을 걷는 ‘나를 미추는 마을, 오조리 마을 투어’, 제주의 대표적인 농산물인 메밀을 소개하고 체험하는 ‘웰컴 투 메일 아일랜드’, 제주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전시한 ‘나, 살앙 처음 붓 잡아 봠쪄’, 제주4.3 사건의 아픔과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겼던 ‘걸음을 멈춘 이곳에서’ 등 매일 다른 프로그램들이 각 코스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이는 지역 축제의 필요성과 가치를 상기시켰다는 평가다.

2020제주올레걷기축제 모습. 제공=제주올레. ⓒ제주의소리
2020제주올레걷기축제 모습. 제공=제주올레. ⓒ제주의소리
2020제주올레걷기축제 모습. 제공=제주올레. ⓒ제주의소리
2020제주올레걷기축제 모습. 제공=제주올레. ⓒ제주의소리

제주올레걷기축제는 축제 첫 해부터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등 친환경 축제를 원칙으로 해왔다. 주최 측뿐만 아니라 텀블러나 다회용 컵을 가져온 참가자들에게 커피 혹은 음료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작년부터는 타이벡 소재를 활용해 축제 포스터와 현수막 등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구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계기인 만큼, 제주올레걷기축제는 환경에 대한 이슈도 놓치지 않고 축제 프로그램에 담았다.

특히, 지난 7일 대평포구~화순 해안에서 가진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퍼포먼스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진 상징적인 자리다. 부울경 바다수영협회가 주최한 이 행사에서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뜻을 모아 반대 캠페인과 함께 철회 요구를 위한 선언문을 낭독했다. 

또한, 한국필립모리스와의 나.꽁.치 환경 캠페인 이벤트를 통해 담배꽁초 없는 제주올레 길과 깨끗한 제주 환경을 지키자는 메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올레길 위 쓰레기를 줍는 클린올레의 날을 지정해 각 코스 참여자는 시작점에서 클린올레 봉투를 수령해 올레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 캠페인을 체험했다.

2020제주올레걷기축제 모습. 제공=제주올레. ⓒ제주의소리
2020제주올레걷기축제 모습. 제공=제주올레. ⓒ제주의소리
2020제주올레걷기축제 모습. 제공=제주올레. ⓒ제주의소리
2020제주올레걷기축제 모습. 제공=제주올레. ⓒ제주의소리

14일 열린 축제 폐막식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했다. 현장에서는 23일간의 여정을 무사히 끝낸 완주자들에게 완주증을 전달했다. 축제의 성료를 축하하기 위해 생이소리 오카니라 앙상블, 켈틱 하프, 밴드 늦은 오후의 공연이 열렸다. 제주올레의 공헌에 고마움을 전하는 제2회 제주올레 상 시상식도 이어졌다. 올해 수상자는 기여부문으로 제주올레 첫 탐사대원으로 활동하며 올레길 7코스 수봉로를 개척한 김수봉, 가치부문으로 1사 1올레, 아트올레 등 제주올레 초기부터 많은 후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고 가치를 공감해 준 벤타코리아 김대현 대표가 수상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한 올해 제주올레걷기축제가 안전하게 진행돼 성황리에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참여자들이 코로나19 예방 안전 수칙을 잘 지켜주고 23일 동안 참여자들을 인솔하며 예방에 힘써주었던 많은 자원봉사자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간절하게 위로와 치유를 많은 올레꾼에게 전하고 싶었다.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게 만든 용기는 길 위를 걷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길 위에서 고민하고 답을 찾으며 내년의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영상은 총 8시간 10여분 분량입니다. 제주올레걷기축제의 본격적인 영상은 22분 40초부터 시작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