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43) center 중심

cen·ter [séntǝr] n. 중심(中心)
흔글만글허멍 살더라도
(흔들거리며 살더라도)

center는 원래 ‘원의 한 가운데에 있는 점(=middle point of a circle)’으로서의 ‘중심’을 뜻한다. 이 center에서 나온 낱말로는 central ‘중심의’, concentrate ‘집중(集中)하다’, eccentric ‘중심을 벗어난’, centripetal ‘구심성(求心性)의’ 등이 있다. 그리고 우리말 ‘중심’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한가운데’나 ‘사물이나 행동에서 매우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부분’을 뜻하기도 하지만 사람의 ‘확고한 주관이나 줏대(fixed principles)’를 뜻하기도 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거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 - 

매 순간 조금씩 변하는 중심들이 쌓이면서 멀미가 일어나고, 그 때문에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심하면 구토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일정한 중심이 있는 채로 흔들리면 조금 멀미를 느끼더라도 금방 회복하게 된다. 이처럼 중심이 일정한 흔들림과 중심이 변하는 흔들림은 차이가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우리를 끊임없이 흔들어댄다. 흔들거리며 살더라도 자신만의 확고한 중심이 있어야만 우리 삶의 줄기를 곧게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배를 타고 가다가 멀미(travel sickness)를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네(swing)나 바이킹(viking)을 타면서 괴성(horrible shriek)을 질러본 적도 있을 것이다. 그 멀미는 배가 흔들릴 때마다 조금씩 변하는 중심 때문에 일어난다. 매 순간 조금씩 변하는 중심들이 쌓이면서 멀미를 만들고 그 멀미 때문에 심한 어지러움(dizziness)을 느끼면서 심하면 구토(vomit)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네나 바이킹을 탈 때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흔들림이 더 심한데도 그런 멀미가 없다. 아니, 조금 멀미를 느끼더라도 금방 회복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또 한 번 더 타보고 싶어 한다. 일정한 중심이 있는 채로 흔들리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중심이 일정한 흔들림(swaying)과 중심이 변하는 흔들림의 차이가 존재한다. 늘 우리를 흔들어대는 세파(hardships of life) 때문에 힘든 게 아니고 그 세파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일정한 중심이 없기 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충신(忠臣:loyalist)과 간신(奸臣:disloyalist)의 차이를 고민해 본 적도 있다. 한참을 고민하다보니 그 ‘충신’의 ‘충(忠)’도 ‘중심(中心)’이었고 그 차이도 결국은 중심의 유무(有無)란 생각이 들었다. TV 사극(historical drama)에서는 항상 고통스러운(painful) 모습의 충신과 낄낄거리는(giggling) 간신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실은 중심이 있어서 늘 떳떳하고 즐겁게 사는 게 충신의 진정한(real) 모습이고 중심이 없어서 비굴하고 어둡게 사는 게 간신의 전형적인(typical) 모습이란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우리를 끊임없이(incessantly) 흔들어댄다. 흔들거리며 살더라도 자신만의 확고한(fixed) 중심이 있어야만 우리들 삶의 줄기(stem of life)를 곧게 세울 수 있지 않겠는가.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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