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치, JPDC 같이] (3)제주개발공사 창사 25주년...'안정 속 잔잔한 개혁' 선언

제주도민의 기업인 제주개발공사가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제주의 가치로 창출한 수익과 열매를 다시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사회적가치 경영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창립 25주년을 맞은 공기업으로서의 개발공사 행보를 도민사회의 목소리를 담아 조명해본다. / 편집자
제주개발공사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소재의 제주개발공사 삼다수 공장 및 제주물홍보관 전경. / 자료제공 = 제주도개발공사

1년전인 지난해 12월, 제주도개발공사는 노조의 파업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도민 공기업으로 출범한 창사 24년 만의 사상 첫 파업으로 세밑인 12월27일부터 삼다수 공장은 올스톱됐다. 개발공사 노조가 만들어진 지 1년만에 첫 파업이었다. 

그러나 파업 하루만에 당시 개발공사 사장은 파업에 대한 책임을 명목으로 제주도에 사의를 표명했고, 도는 사의표명 직후 사표를 수리하고 이경호 본부장을 사장대행으로 선임하면서 사태가 어떻게 치닫게 될 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후 파업 20여일만인 올해 1월13일 노사는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사태는 극적으로 봉합됐다. 그러나 개발공사 노사는 뼈아픈 생채기를 남기게 됐다. 

자칫 파업기간이 조금 더 길어졌다면 삼다수의 먹는샘물 시장 점유율은 떨어지고, 제주도 대표 공기업으로서의 위상도 급락했을 것이다.

이후 개발공사는 5개월 동안 이경호 사장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다, 지난 6월16일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김정학 씨가 제11대 개발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원희룡 도정이 들어선 이후 개혁과 혁신을 중요시하는 민간기업 출신 CEO 2명이 임명됐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모두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는 불명예를 남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시 개발공사 내부에서 조차 "조직 안정화를 꾀할 수 있는 CEO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직자 출신 인사들이 자천타천 거명됐다. 

이런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고위공직자 출신인 김정학 신임 사장이 취임했다. 김 사장은 취임하자 마자 '안정속의 잔잔한 개혁'이라는 경영방침을 공표하고 취임식도 없이 바로 현장 소통에 나섰다.

김 사장은 취임직후 내부 소통 행보를 최우선했다. 노동조합과 지난 7월 ‘노사 상생합의 조인식’을 통해 직원들의 처우 개선과 복리증진, 투명·열린 경영을 서로 약속하는 등 노사화합과 상생에 무게중심을 두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소통상생협력실을 사장 직속으로 신설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하고, 윤리헌장과 인권헌장을 개정·선포하기도 했다.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시켰다는 안팎의 평가를 얻고 있다.  

제주 대표 공기업에서 무대를 넓혀 2023년 '대한민국 최고 공기업'이라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제주삼다수 매출액 3000억원 시대 달성 △2+5 지역발전 공공개발사업 확대 추진 △감귤·음료사업 흑자 기반 마련 △어려운 이들에게 기둥이 되는 JPDC형 사회공헌사업 확대 △청렴도 1등급, 공기업 평가 ‘가등급’ 달성 △좋은 일자리 지속 창출 및 건전한 노사관계 정립 △세계적 수준의 먹는물 연구체계 확립 △지역균형발전 주도하는 랜드마크적 스마트 사옥 건립 등 8대 성장 동력도 제시했다.

삼다수 매출액 3000억원은 빠르면 올해 또는 내년이면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공공임대주택과 주거복지센터, 행복주택, 공공택지개발사업, 도시재생사업 등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첨단과학기술단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세미양 빌딩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개발공사는 제주시 원도심에 '스마트사옥'을 건립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현재 제주시 원도심 인근 후보지 2~3곳의 후보지를 놓고 여러가지 여건을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신사옥 부지를 제주시 외곽이나 삼다수 공장이 있는 교래리 인근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김 사장의 입장은 명확하다.

도민 공기업인 개발공사가 제주시 원도심으로 이전하면 갈수록 쇠락하고 있는 원도심 재생 활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지다. 지역균형 발전과 상생의지까지 담은 계획인 셈이다. 제주시 역시 개발공사 신사옥 마련에 측면 지원을 하고 있다. 안동우 시장이 직접 김 사장에게 스마트사옥 부지로 원도심을 강력히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공사는 삼다수와 제주 농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감귤산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가공공장을 운영하며 가공용 감귤을 수매해 가격을 지지하고, 농축액 주스와 감귤 부산물로 단미사료와 바이오가스 추출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정학 사장은 "개발공사는 단순히 삼다수와 감귤가공공장을 운영하는 공기업이 아니라 제주를 선도하는 대표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제3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과 연계한 스마트 그린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공공개발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사회적으로 소외된 지역주민을 위한 개발공사형 사회공헌사업을 실시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과 건전한 노사관계 정립 등 소통과 혁신을 통해 지역과 상생하는 대한민국 최우수 공기업을 만들겠다"는 비전도 소개했다. 

물 한방울에도 사회적 가치를 담겠다는 제주 삼다수. 창사 사반세기를 맞아 고객엔 믿음, 내일을 생각하는 환경, 지역과 함께 하는 상생, 구성원엔 행복을 돌려주겠다는 제주개발공사의 지속가능 경영전략이  도민사회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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