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행정부지사 출석시켜 “코로나19 직격탄 관광, 문화․예술인 더 지원은 못할망정” 성토

27일 열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 ⓒ제주의소리
27일 열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 ⓒ제주의소리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는 제주지역 관광산업 및 도내 문화․예술․체육 분야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제주도의 예산편성 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안창남)는 27일 제389회 제2차 정례회를 속개해 제주도가 제출한 2021년도 예산안 심사를 진행했다.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관 2021년도 세출예산은 2893억7243만원으로 올해(3215억2451만원)보다 321억5208만원이 감액 편성됐다. 전년에 비해 무려 10%나 삭감된 것이다.

이날 최승현 행정부지사를 상대로 한 정책질문을 통해 의원들은 위원회 소관 예산이 전년 대비 10%나 줄어든 이유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안창남 위원장(삼양․봉개동, 무소속)은 “지금 지역경제가 매우 어렵다. 그 중에서 산업비중이 70% 넘는 관광산업은 붕괴 직전이다”며 “최근 문체부장관이 ‘문화예술을 통해 코로나 우울증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는데, 제주는 문화예술분야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제주도가 정책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황국 의원(용담1․2동, 국민의힘)은 “지난 추경 때 우리 위원회 소관 예산 320억을 감액하면서 ‘내년 본예산에는 되돌려놔야 한다’고 주문했고, 집행부에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또 310억원이 감액 편성됐다.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느냐”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특히 “그런데 영세 문화예술인 지원예산은 줄이면서 문화예술재단 등 힘있고 ‘빽’있는 기관은 증액이 됐다”며 제주도의 예산편성 기준을 문제 삼았다.

27일 열린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최승현 제주도 행정부지사. ⓒ제주의소리
27일 열린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최승현 제주도 행정부지사. ⓒ제주의소리

이에 최승현 행정부지사는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을 많이 한다”며 “내년 상반기 추경을 통해 최대한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200억 정도 살릴 수 있느냐”고 돌직구를 던졌고, 최 부지사는 “실링을 정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철 의원(한림읍, 더불어민주당)은 관광진흥기금과 관련해 “관광산업 진흥의 종잣돈과도 같은 관광진흥기금을 다 탕진해버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카지노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재원 보충도 쉽지 않다”면서 구체적인 재원 보충계획이 뭐냐고 따져물었다.

문경운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도 “예산편성이 도민여론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도민인식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분야가 관광산업이라고 하는데, 예산은 감액 편성됐다. 이러한 기준 없는 예산편성 때문에 도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쏘아붙였다.

관광진흥기금과 관련해서는 “6단계 제도개선 때 카지노 매출액의 10%에서 20%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불수용됐고, 7단계 제도개선에서는 면세점 매출액의 1%를 기금으로 출연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불수용됐다”며 기금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마련을 주문했다.

박호형 의원(일도2동갑, 더불어민주당)은 “문광위 소관 예산이 300억 넘게 감액됐다. 문광위가 ‘봉’이냐는 소리가 들린다. 소속 위원으로서 수치스러울 정도”라며 “이렇게 된 데는 행정부지사의 책임도 크다”고 질타했다.

오영희 의원(비례대표, 국민의힘)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경제 피해가 엄청 크다. 그 중에서도 관광분야 피해가 더 크다”며 “관광산업이 전체 산업비중의 70%가 넘는데도,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최승현 부지사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스럽다. 내년 상반기 추경 때 (추가예산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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