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환도위, 예산심사서 제2공항 홍보 소책자 대규모 발행에 '수거' 요구

강성의-송창권 의원
제주도의회 강성의-송창권 의원

제주도의 제2공항 찬성 관제여론몰이에 대해 제주도의회가 원희룡 지사를 향해 공개적으로 '주민소환'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강성의)는 27일 오전 교통항공국과 공항확충지원단 등을 대상으로 예산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예산심의에서 제주도의 제주 제2공항 관제 여론몰이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제주도가 제2공항 찬성 소책자를 배부한 것에 대해 중립 위반 논란이 제기되자, 제주도 고위공무원은 찬성단체가 생업에 바빠서 대신 홍보했다며, 반대단체는 프로페셔널하다고 발언했다가 취소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송창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이호.도두.외도동)은 "제주지사를 비롯해 관계 공무원에 대해 실망감을 갖고 있다"며 "이래서 제주도정이 욕을 먹는구나 싶다. 제2공항 찬성 소책자를 얼마나 발행했고, 비용은 얼마냐"고 물었다.

이상헌 공항확충지원단장은 "2만3000부 발행했고, 예산은 2100만원이 소요됐다"고 답변했다.

송 의원은 "제주도 모든 부서에 다 배부하고, 범도민추진협의회에는 무려 5000부를 배부했다"며 "읍면동도 200~400부 사이인데 유독 성산읍은 2000부가 갔다. 너무나 노골적"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의견수렴을 제주도와 도의회 특위가 공동으로 하고 있는데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 찬성 입장인가"라고 묻자, 이 단장은 "제주도는 5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송 의원은 "관권개입을 해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찬성을 유도해 나가고, 여론을 조작하면 누가 결과를 인정하느냐"고 따졌다.

이 단장은 "제주도가 추진 입장에 있는 것은 도민이 다 안다"며 "대외적 여건을 봤을 때 국토부 자료도 언론에서 하나도 안 실어주고 있다"고 제주지역 언론이 편파적이라는 볼멘 소리도 했다.

송 의원은 "지금 배부된 소책자들 모두 다 수거해야 한다"며 "관권이 개입한 여론조사 느낌이 들지 않도록 공정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단장은 "어느 정책이든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송 의원은 "지금은 찬성이든, 반대든 적극적으로 홍보하라고 기회를 제공해야 할 때"라고 하자, 이 단장은 "저희는 정책에 관한 정보를 알릴 의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송 의원이 "그건 찬성단체에서 하면 된다"고 일갈하자, 이 단장은 "그 분들은 생업으로 바쁘다"고 답변했다.

송 의원이 "그럼 반대하시는 분들은 뭐냐"고 되묻자, 이 단장은 "저희는 그 분들을 프로페셔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전문 시위꾼으로 본다는 뉘앙스였다. 

송 의원이 발언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하자 이 단장은 그제서야 "너무 과했던 것 같다.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국토부 대변인처럼 하지말고 제주도에서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며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자중하라"고 충고했다.

송 의원은 "2만부 이상 배부된 것을 수거하고, 더 이상 제주도는 관권개입을 중단해야 한다"며 "만약 더 이상 반칙이 진행되면 원희룡 지사는 주민소환 대상이 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강성의 위원장도 "공항확충지원단장이 상황 파악이 안되는 것 같다. 제주도가 마치 국토부인 것처럼 제2공항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쪽 편을 드는 것처럼 여론몰이를 하면 안된다. 공정한 여론조사 취지에서 벗어난다"고 송 의원을 측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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