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우연구센터, 차별화된 유전·영양 특성 규명…정체성 확립, 국가산업발전 ‘기대’

 

천연기념물 제546호 ‘제주흑우’에 대한 역사성, 기원과의 혼란에서 오던 정체성 등 진화론적 위치와 일반 한우와 일본 와규에 비해 우수하다는 영양학적 특성이 처음으로 밝혀져 눈길을 끈다.

제주대학교 제주흑우연구센터(센터장 박세필)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대학교 제주흑우연구센터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에만 서식하고 있는 제주흑우의 유전체 분석을 통한 정체성과 차별화된 유전·영양학적 특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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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고유 천연기념물 '제주흑우' 진화론적 위치 및 영양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에 나선 박세필 제주흑우연구센터장. ⓒ제주의소리

이번 연구는 한우와 국내산 젖소, 일본 와규 등 주요 소 품종들과 제주흑우 간 비교분석을 통해 제주흑우의 유전적 특성을 규명하고, 아미노산과 지방산 분석을 통한 품종별 영양학적 특성을 밝혀내기 위해 추진됐다. 

이를 통해 제주흑우의 유전적 특징과 우수한 품질을 국제학술저널 등 논문을 통해 인정받고, 생산에서부터 소비까지 전 주기적 산업화를 이뤄 제주흑우의 대량생산 기반 구축과 산업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대 박세필 교수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생명공학 분야 기법인 유전체학을 도입해 제주흑우의 독특한 유전적 진화 트리와 올레인산·글루타민 등 다른 품종과 차별화된 기능성 물질 함량 수준을 밝혀냈다.

사진=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br>
박세필 교수 연구진에 따르면 제주흑우는 일반 한우와 일본 와규와 다른 유전적 진화트리를 갖고 있다. 사진=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박세필 교수는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제주흑우의 특성을 연구해보니 제주흑우는 한우와 일본 와규와는 유전적 특성이 다르고, 제주 환경에 적응돼 다른 품종들과 차별화된 독특한 특성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흑우 중에서도 우수한 10두에 대한 전체 유전체 분석을 시도해 유사 품종을 구별할 수 있는 염기쌍 유전자 칩을 개발했다”며 “더불어 비교대상군 8개 품종을 분석해 제주흑우의 정체성을 분석한 결과 한우보다 2~3대 앞선 진화 양상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소에 있어 가장 유용한 기능성 물질이라 할 수 있는 올레인산과 글루타민이 다른 품종보다 높게 나타났다”면서 “일반 품종에 비해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과 감칠맛과 풍미 증진 관련 올레인산, 면역력 강화 관련 아미노산 글루타민 함량이 높은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흑우에 함유된 유용한 기능성 물질이 다른 품종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은 우수한 한우의 한 품종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라며 “제주흑우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 연구진에 따르면 제주흑우에 함유된 ‘올레인산(Oleic acid)’은 55.1%로 한우 48.5%, 와규 49.9%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불포화지방산은 한우보다 7.48% 많은 62.23%를 나타냈으며, 아미노산 분석에 따른 글루타민은 제주흑우 29.67%, 한우 18.73% 등을 기록했다. 

육질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한 류연철 제주대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제주흑우가 가진 영양학적 특성과 산업 기능적 우수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라며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된 기능성 물질이 균일하게 발현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주흑우는 2013년 7월 22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됐다. 제공=제주도 축산진흥원

제주흑우는 ‘조선왕조실록’, ‘탐라순력도’, ‘탐라기년’ 등 옛 문헌에 제주지역서 제향·진상품으로 공출되고, 국가적으로 엄격히 사육·관리됐던 기록이 남아있는 등 귀한 대접을 받았으나 일제강점기 일본의 수탈과 말살정책에 억압된 역사를 갖고 있다.

한우는 1938년 일제강점기 한우표준법인 ‘조선우(牛) 심사 표준’에 따라 △황색 한우 △칡소 △내륙흑우 △백우 △제주흑우 등 다섯 가지 품종으로 이뤄진 한우를 적갈색으로 규정한다는 모색 통일 심사규정에 따라 제주흑우 역시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제주흑우연구센터는 “제주흑우의 유전·영양학적 차별성과 우수성을 입증한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제주흑우 고유혈통을 유지하면서 대량증식과 산업화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제주 6차산업과 어우러진 지역사회 수익증대와 관련 농식품 기술융합 창의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산업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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