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11일 입장 발표...단순 참고용 아닐 경우 즉각 취소 촉구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11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추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11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추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와 도의회가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에서 성산읍 주민을 상대로 별도 여론조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하자,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가 강력 반발했다.

비상도민회의는 11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산읍 별도조사는 새로운 갈등 조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강원보 비상도민회의 공동상임대표는 “여론조사는 제2공항으로 겪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별도조사는 성산읍 지역에서 찬성 여론이 높은 점을 이용한 악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강 상임대표는 “여론조사 유불리를 떠나 행정이 지역주민들의 대립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성산주민과 전체 도민간 대립과 반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주민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사라면 성산읍 전체가 아닌 제2공항 후보지에 포함되는 온평리와 신산리, 난산리, 수산리, 고성리 5개 마을에 한해 조사를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강 상임대표는 “단순 참고용이라는 얄팍한 꼼수와 잔꾀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원 도정은 성산읍 전체를 별도 조사 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이 11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추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이 11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추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성산읍 별도 조사는 주민간 갈등을 부추기고 이간질시키는 행위다. 주민수용성이 목적이라면 주민을 설득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문상빈 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장은 “성산읍 인구 비율(2.3%)을 적용하면 여론조사 표본은 46명이다. 그래서 도의회가 참고용 별도조사를 수용한 것으로 안다. 그 이상의 해석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문 위원장은 “만약 제주도가 참고용이 아닌 도민 의견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악의적인 발상이자 국토교통부에 해석의 여지를 주려고 하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여론조사 결과 찬성이 높아도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는 원칙적인 수용 입장을 전했다. 다만 관권 개입과 의도적인 홍보활동에 나설 경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상임대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다수의 도민이 찬성한다면 승복하겠다”며 “만약 여론조사에서 행정력을 동원하면 승복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그때는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선 오전 11시 원희룡 도지사와 좌남수 도의회 의장은 도청 기자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제2공항 건설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양측은 전체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1월11일까지 제2공항 찬반을 묻는 조사를 진행하고 성산읍 주민을 상대로 별도 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강원보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공동상임대표가 11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추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강원보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공동상임대표가 11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추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2공항 도민의견수렴 합의에 대한 도민회의 입장>

원희룡도정은 상식적이고 공정한 여론조사를 시행하라

- 도민의견수렴은 말 그대로 성산읍이 아니라 전체 도민 여론조사 -
 성산읍 별도조사는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는 악의적인 발상, 단순참고용이 아니면 즉시 취소해야

1. 도민 전체의 여론조사는 합의된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공정하게 추진돼야 한다.

2. 이번에 실시되는 여론조사는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의견수렴이지 성산읍 의견수렴이 아니다. 따라서 국토부에 전달하는 도민의견은 도민 전체의 여론조사 결과이다.

3. 본 여론조사는 직접 피해를 입는 마을의 주민들이 계속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만약의 경우에 입을 수 있는 피해를 감수하고 전체 도민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하여 지금의 도민여론수렴 과정이 시작될 수 있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4. 본 여론조사는 도민 전체의 의견을 물어 제2공항으로 겪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희룡도정은 성산읍 지역 내 찬반 주민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5. 개발행위제한 지역으로 지정됐던 마을이 아닌 성산읍을 별도조사해서 국토부에 제출하겠다는 것은 피해마을 이외의 성산읍 지역에서 찬성 여론이 높은 점을 이용한 악의적인 발상이다. 이는 유·불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이 나서서 성산읍의 피해지역 주민들과 나머지 지역주민들을 대립·갈등시켜 찬반의견의 다수차이로 차별화하고 갈등을 계속 조장하겠다는 것이고, 더 나아가 성산읍 주민과 전체 제주도민을 대립·반목시키겠다는 결과를 낳을 뿐이므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

6. 제2공항이 건설될 경우 토지를 수용당하거나 소음 등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지역은 온평리, 수산리, 난산리, 신산리, 고성리 등 5개 마을이다. 따라서 주민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사라면, 성산읍 주민 별도조사는 공항예정지인 피해지역 5개 마을(온평, 신산, 수산, 난산, 고성리) 지역주민 대상으로 해야 한다. 

7. 원희룡 도정은 성산읍 전체를 별도조사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제주도의회 좌남수 의장 및 제2공항 갈등해소특위는 성산읍 별도조사를 도정이 단순참고용으로 하겠다는 의견에 따라 합의해 줬다고 한다. 따라서 성산읍 여론조사를 시행하더라도 이는 도정이 성산읍 찬성단체의 입장을 감안한 도정 정책 참고용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라. 

8. 2019년 2월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당정협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의해 도민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출할 경우 이를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 존중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0월 현 공항 활용가능성 심층토론을 앞두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국토교통부는 “토론 이후 특위와 제주도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등 도민의견수렴방안에 대한 협의를 선행하여 진행”하기로 했고, 도민의 동의와 지지 없이는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모두 ‘도민’ 의견수렴이었지, ‘성산읍 주민’의 의견수렴이 별도로 언급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9.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의견수렴 여론조사 결과는 정부여당과 국토교통부가 청와대의 참여 하에 결정했던 당·정 협의에 따라 도민의 뜻으로서 존중될 것이며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정책 결정에 반영될 것이다. 단순히 참고용으로 전달하겠다는 원희룡도정의 얄팍한 꼼수와 잔꾀는 더이상 도민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도민들은 이 여론조사를 통해 제2공항 갈등을 해소하려고 하고 있고 분명한 해답을 원한다. 그것이 도민의견수렴 차원의 여론조사를 하는 목적이다. 

10. 원희룡 지사는 성산읍 별도 여론조사와 같은 악의적인 꼼수를 버리고 정정당당하게 도민의견을 묻고 그 결과에 따르라. 비상도민회의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도민의견수렴이 되도록 여론조사 과정을 엄중하게 지켜보고 감시할 것이다. 

2020년 12월 11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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