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화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2020년 12월 8일 오전(현지시간)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90세 키넌 할머니에게 접종하였다. 모두가 느끼다시피 코로나로 인해 세상의 많은 것들은 변화되었다. 예상치 못한 변화에 그동안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것들을 넘어 우리의 생각과 인식, 그리고 이에 기반하여 구상하는 미래의 모습까지 모두 바꾸었다.

대면 기회를 최소화하여 감염병 확산을 막아야만 하는 상황에서 국가와 지역 간의 다양한 교류가 중단 및 취소되기도 하였다. 기존의 국제 교류의 목적이 상호 이해와 공동이익이었다고 한다면, 최근에는 상호 안전과 공동 회복으로 전환된 느낌 역시 강하다. 국가 간에 서로 마스크와 구호물품 등을 보내어 물품 부족의 문제를 해소하고, 한국의 방역모델은 세계적인 우수한 사례로 관련 경험과 노하우 등을 세계에 공유되기도 하였다. 

국제 교류의 목적이 전자인지 후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고찰과 몰입을 통해서 새로운 기회를 붙잡고 실현해야 하며, 바로 이 점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지향해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화상회의, 세미나 등 새로운 소통 방식이 출현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방역의 원칙과 안정을 위해 다소 생소하지만 온라인 화상회의 등 채널을 통해 교류의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고 있다. 게다가 화상 소통 기술은 정책교류, 경제교류, 민간교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금년 6월 17일 제주연구원과 중국(하이난)개혁발전연구원의 국제영상세미나를 개최하여 정책적 교류가 진행된 바 있으며, 11월 19일 제주에서 해외 글로벌 바이어 화상상담회가 개최되어 국내외 79개 기업이 참여하여 60여 건의 협력이 체결되었다. 또한 민간교류로 9월 수원시 국제교류센터에서 추진한 한국과 일본의 학생과 시민으로 구성된 온라인 토론회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온라인에서 매우 다양한 교류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제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방청객들이 온라인 참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현재의 경제주체에게는 화상소통 기술을 활용한 교류활동이 다소 형식적이며 실효성 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이들에게는 체감하는 이미지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출생과 함께 인터넷으로 모든 것인 연결되고 있는 사회를 만났고, 온라인 소통 역시 오프라인에서 소통과 유사하게 체감하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화상소통 기술을 통한 교류 사업은 이동과 시간 등 수반되는 다양한 비용을 절감시키며, 상대적으로 유용한 점 역시 존재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해소 이후 업무 출장용 비행이 많으면 36%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된 바 있다. 이는 온라인 교류의 효율성, 이동시간 감소, 탄력적 업무가 가능해지는 점 등의 장점이 부각된 것으로 판단된다. 바로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야 미래에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세계와 소통 능력  확대 및 질적 수준 제고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초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들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해본다. 제주지역 내 초중고 학교와 자매학교 등을 체결한 외국의 학교 및 기관 등과 함께 주․정기적으로 온라인 토론회 등을 진행하여 다양한 생각과 문화의 차이를 나눌 수 있게 하고 관련 외국어의 체험과 한국어 학습 기회 제공 등 상호 공동의 목적에 부합하는 온라인 교류의 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전적인 온라인 국제 교류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기 대면교류 등 직접 교류 활동 기회를 사후적으로 지원하고 가점을 주는 등 방식 역시 연계될 수 있다. 일례로 과거 베이징에서 약 90명의 학생들이 제주를 방문하여 약 15일 기간 동안 교육 참여, 홈스테이 등을 진행한 바도 있다.

이중화 제주연구원 박사. ⓒ제주의소리
이중화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제주의소리

물론 이를 위해서는 교육청, 지자체 등 다양한 기관에서 협력과 토론회 관련 상호 원칙 설정, 담당교사 선정과 운영방식, 토론 예절 교육, 주제 설정 등 다양한 사항에 대한 추진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술적으로 국가 간의 온라인 소통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으로 결정 권한을 갖고 있는 관계자, 즉 어른들이 미래세대를 위하여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젊은 세대들에게 더욱 많은 체험과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어른들이 조력해 주어야 하는 의무라고 생각한다. / 이중화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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