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즈 보도 잇따라…미국 경마회사 “한국에 경주마 판매 금지 규정 마련”

페타 아시아(PETA Asia) 유튜브 영상 캡처
페타 아시아(PETA Asia) 유튜브 영상 캡처.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미국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가 지난해 5월 밝혀진 은퇴 경주마 학대 도살 사건에 이어 올해 7월 제주서 활약하던 경주마의 도살 사실을 다시 한번 밝혀내 파장이 예상된다.

페타는 2006년 켄터키 더비 경마대회에 출전해 찬사를 받던 미국 종마 프라이빗 보우가 지난 7월 22일 제주축협공판장에서 도살당했다고 밝혔다. 

페타에 따르면 프라이빗 보우는 2014년 번식용으로 한국에 들어와 미국과 한국서 총 196마리를 번식한 바 있다. 이복형제인 ‘동반의 강자’는 대한민국 최대 경주서 연이은 우승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올해의 말로 지명되기도 했다.

페타는 프라이빗 보우가 2016년 출산한 수컷 ‘노멀 클래식’과 ‘프라이빗 맨’도 지난 8월과 9월 같은 시설에서 도살당했으며, 같은 해 태어난 암컷 ‘프라이빗 캐슬’과 ‘업 큐빗’도 2019년 4월과 5월에 도살당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대해 LA타임즈는 해당 사건을 보도하며 미국 경마회사 스트로낙 그룹 회장 벨린다 스트로낙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린다 스트로낙 회장은 “경마 및 번식 생활 이후에도 보호받을 것이라는 유의미하고 확실한 보장 없이 대한민국으로 더러브렛 경주마 및 번식마들이 판매되는 것을 금지시키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타는 “동물은 우리가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스트로낙 그룹에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어 미국 페타 부회장 캐시 기예르모는 “켄터키 더비 출신 말이 대한민국에서 도축당했다는 것은 한국으로 수출되는 어떤 북미 말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프라이빗 보우(Private Vow). 사진=페타 아시아(PETA Asia).
페타 아시아(PETA Asia) 유튜브 영상 캡처.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페타 아시아(PETA Asia) 유튜브 영상 캡처.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해 5월 페타는 2018년부터 10개월 간 제주에 머무르며 경마산업서 퇴출당한 경주마가 잔인하게 도축되는 모습을 촬영하고 유튜브에 공개키도 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도축업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둔기 등을 이용해 말을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또 좁은 도축장 안에서 전기충격기를 맞고 호이스트에 매달려 끌려가는 모습을 또 다른 말이 공포에 질려 바라보는 모습도 영상에 찍혔다.

이에 따라 페타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제주축협을 제주지방검찰청에 고발, 제주축협과 관계자 2명은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 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이들이 퇴역마를 도살할 당시 다른 말들이 지켜보도록 한 이유를 들어 동물보호법 적용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도살 직전 말을 폭행한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10조(동물의 도살방법)에는 ‘모든 동물은 혐오감을 주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돼서는 안돼고 도살과정에 불필요한 고통이나 공포를 줘서는 안된다’고 규정돼 있다.

또 동물을 죽이는 경우에는 가스법·전살법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을 이용해 고통을 최소화하고 반드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음 도살 단계로 넘어가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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