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치러진 선거에서 이상영 후보 164표 득표...동물테마파크 사업 새 국면

조천읍 선흘2리선거관리위원회가 17일 제24대 마을리장 선거 개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찬·반 주민 대리전으로 치러진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이장 선거에서 사업 반대운동을 펼쳐온 이상영 후보가 신임 이장에 당선됐다. 

이에 따라 여전히 사업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는 동물테마파크 사업이 어떤 국면을 맞을지 이목이 쏠린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선흘2리복지회관에서 제24대 선흘2리장 선거를 실시한 결과, 박빙 끝에 기호 1번 이상영 후보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개표에는 1시간 정도 소요됐다. 

이날 선거에는 선흘2리 주민 총 329명이 투표했으며, 이상영 후보가 164표를 얻었다. 상대인 이정주 후보는 160표, 무효도 5표다. 

선흘2리 선관위는 오는 18일 당선자를 정식 공고할 예정이며, 이 당선인은 공고 이후 곧바로 선흘2리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임기는 2024년 1월31일까지다. 

이 당선인은 마을 주민간 가장 큰 찬·반 갈등현안인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이장 선거에 나서면서 주요 공약으로 동물테마파크 반대와 망가진 리행정 정상화, 마을예산 투명 공개, 향약 개정과 이장권력 분립 등을 내세웠다.  

반면, 상대인 이정주 후보는 동물테마파크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해 왔다. 사실상 동물테마파크 사업 찬·반 주민 대리전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반대측에 힘이 실리게 된 셈이다. 

이상영 선흘2리장 당선인이 개표가 끝난 뒤 주민에게 선물받은 화분을 들고 웃고 있다. 

이날 박빙의 승부 끝에 이상영 후보가 신임 이장에 당선되면서 선흘2리에 추진되는 동물테마파크 사업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거가 치러진 선흘2리복지회관 주변에서 대기하던 일부 주민들은 당선이 결정된 이 후보에게 화분을 전달하면서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당선이 확정된 직후 투표 현장에서 [제주의소리]와 만난 이상영 당선인은 “동물테마파크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동물테마파크 사업 반대를 재천명했다. 

이어 “찬·반으로 나눠진 마을 갈등을 조속히 봉합하고, 선흘2리 행정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동물테마파크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58만여㎡ 부지에 총사업비 1670억원을 들여 사파리형 동물원과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환경훼손과 난개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찬·반으로 마을 갈등이 확산됐고, 지난해에는 동물테마파크 사업 찬·반측이 각각 이장을 뽑아 한 마을에 이장이 2명인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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