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49) capability 능력, 역량

cà·pa·bíl·i·ty [ˌkeɪpəˈbɪləti] n. 능력(能力), 역량(力量)
지 자신을 아는 새헤가 되기를
(자기 자신을 아는 새해가 되기를)

capability는 cap- ‘붙잡다(=grasp)’와 –able ‘--할 수 있는’의 결합이다. 이 cap에서 나온 낱말로는 capacious ‘포용력이 큰’, capacity ‘수용력’, capture ‘붙잡다’, captive ‘포로’ 등이 있다. capability의 어원적 의미는 ‘소유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의 역량’이다. 사물에 적용될 때에는 ‘특성’이나 ‘성능’을 뜻하지만, 사람에 적용될 때에는 주로 ‘소질’이나 ‘재능’과 같은 잠재적(potential) 역량을 뜻한다.

“너 자신을 알라.”
- 소크라테스(B.C. 470년경 ~ A.C. 399년경) -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神殿) 현관 기둥에 새겨져 있었던 경구(epigram)이다. 말 그대로, 무엇보다 먼저 우리 자신의 무지(ignorance)를 자각(self-awakening)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우리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될 때만 참다운(true) 지식을 쌓을 수 있고, 또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주로 엄중한 경고(warning)로만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대개는 그 말을 부정적으로(negatively) 쓰는데, 속된 말로 “네 꼬락서니를 알라.”라는 정도의 의미로 사용한다. 이는 상당 부분 왜곡(distortion)이다. 이렇게 부정적인 의미로만 해석해서는 안 되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무엇보다 먼저 우리 자신의 무지를 자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올 한 해도 코로나 재난의 고통 속에서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부정적인 말에 담긴 부정적인 생각의 전염성을 경계해야 한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긍정적인 메시지로 서로 서로에게 전해야 한다. 

우선은 소크라테스 자신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엄중한 경고 대신 자신의 영혼을 살피고 돌보라는 말로 해석(interpretation)했다는 사실이다. 즉, 너 자신을 알라는 것은 ‘자신의 영혼을 알라는 것’이며, ‘너는 엄청난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알라는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두 번째는 소크라테스 자신이 매우 긍정적인(positive)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아시다시피, 그는 욕심 없이 진리(truth)를 좇는 데 열성과 지혜를 쏟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아내 크산티페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악처(bad wife)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녀가 악처가 된 데에는 소크라테스의 책임도 크다. 그는 돈을 받지 않고 강의를 하고 아내에게는 돈을 전혀 갖다 주지 않았으니 가정을 이끄는 가장(bread-winner)으로서는 매우 무능했다. 하루는 크산티페가 소크라테스에게 심하게 욕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소크라테스는 묵묵부답이었는데, 그때 아내가 화가 나서 걸레 빤 물을 소크라테스의 머리에 끼얹었더니 그제야 소크라테스가 한마디 했다고 한다. “천둥(thunder)과 벼락(lightening)이 친 다음에는 비가 오기 마련이지.” 이럴 정도로 그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근본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면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올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부정적인 말에는 장구한 시간을 버텨내는 생명력(vitality)이 없다. 그러므로 24세기 동안 인류에게 울림(resonance)을 주고 있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엄중한 경고이기 전에 인류에게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올 한 해도 코로나 재난(disaster)의 고통 속에서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부정적인 말에 담긴 부정적인 생각의 전염성(contagiousness)을 경계해야 하며,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긍정적인 메시지로 서로 서로에게 전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여러분 자신을 새롭게 아는 새해가 되고, 여러분의 능력과 역량을 살리는 새해가 되길 소망해본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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