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코로나19와 제주관광] ② With 코로나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지구를 집어 삼켰다. 우리사회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이슈가 코로나라는 거대한 블랙홀에 빠져버렸다. 특히 관광 등 서비스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경제의 타격은 치명적이었다. 오래 전부터 제기돼온 제주관광의 체질 개선 목소리는 코로나19 충격파로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코로나19에 따라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제주관광의 과거-현재-미래를 Before 코로나, With 코로나, Post 코로나 순서대로 3차례에 걸쳐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주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관광산업의 부진 영향이 크다. 관광 등 3차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관광사업체는 2010년 966곳에서 2020년 11월 기준 2066곳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업종별로는 ▲여행업 2010년 718곳→2020년 11월 기준 1071곳 ▲관광숙박업 109곳→420곳 ▲관광객 이용 시설업 33곳→95곳 ▲국제회의업 16곳→36곳 ▲유원시설업 12곳→80곳 ▲관광편의시설업 100→356곳 등이다. 

이처럼 관광사업체가 크게 늘어난 데 반해, 코로나19로 제주방문 관광객은 예년보다 줄어들면서 휴·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월별 제주방문 관광객(잠정)은 ▲1월 125만1768명(전년동기 대비 10.4% 증가) ▲2월 62만9751명(-43.2%) ▲3월 48만2412명(-58.4%) ▲4월 54만1324명(-58.1%) ▲5월 76만6834명(-41.9%) ▲6월 86만1909명(-33.8%) ▲7월 98만8829명(-24.3%) ▲8월 113만2869명(-20%) ▲9월 72만8096명(-38%) ▲10월 107만7591명(-23.8%) ▲11월 114만585명(-13.8%) ▲12월 62만8639명(-51.3%)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처음 국내에 유입된 지난해 초와 2차 대유행의 여름, 3차 대유행의 11~12월 등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맞춰 제주방문 관광객도 증·감을 반복했다.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D여행사의 경우 지난해 9월, 2년간의 임시 휴업을 선언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 지 가늠조차 하기 힘들어서다. 

질적 성장 없이 양적 성장만 거듭한 제주관광의 현실을 반증해 공급과잉으로 출혈경쟁을 벌이던 숙박업소의 휴·폐업도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주 전세버스 차고지. 일부 차량의 경우 번호판이 없다. 코로나19로 단체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지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업주가 번호판을 떼고 휴지 신청했기 때문이다.
제주 전세버스 차고지. 일부 차량의 경우 번호판이 없다. 코로나19로 단체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지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업주가 번호판을 떼고 휴지 신청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관광숙박업·휴양펜션업·일반숙박업·생활숙박업·농어촌민박·유스호스텔 등 도내 숙박시설은 총 5894곳 7만4570객실에 달한다. 

이 가운데 ▲관광숙박업 12곳, 1416객실 ▲휴양펜션업 2곳, 16객실 ▲유스호스텔 7곳, 327객실이 휴업 중이다. 

또 ▲관광숙박업 2곳, 232객실 ▲휴양펜션업 2곳, 17객실 ▲일반숙박업 17곳, 1169객실 ▲생활숙박업 3곳, 74객실 ▲농어촌민박 578곳, 1647객실이 지난해 폐업했다.

여행업과 숙박업뿐만 아니라 코로나19는 관광업계 전반에 큰 영향 끼쳤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7일 기준 휴업으로 인한 고용유지지원금은 6938건에 5만6914명에 이른다.  

올해 제주 고용유지지원금은 업종별로 ▲여행사업 1251건 3754명 ▲호텔업·휴양콘도 운영업 659건 8601명 ▲도·소매업 963건 3433명 ▲전세버스·항공여객 운송업 387건 ▲음식점업·요리 전문점 598건 1673명 ▲제조업 325건 1772명 ▲기타 2755건 1만9193명 등이다. 

메르스가 국내에 퍼진 2015년에 제주지역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건수는 99건이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제주경제가 어려움을 겪었던 2017년에도 202건에 머물렀던 점과 비교하면 코로나19가 제주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가늠할 수 있다. 

제주 최대 상권 중 하나로 꼽히는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코로나19 확산 이후 누웨마루거리를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제주 최대 상권 중 하나로 꼽히는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코로나19 확산 이후 누웨마루거리를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나마 제주를 찾았던 관광객 대부분도 한라산과 바다, 오름 등 야외 자연관광지를 선호했다. 관광 트렌드가 타인과의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여행으로 바뀌면서 접촉밀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야외 관광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둬 오름을 오르거나 2m 이상 거리를 둔 채로 해변에서 풍광을 즐겼다. 또 음식점 등 방문을 최소화해 포장이나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크게 늘면서 관광객을 주요 고객층이던 음식점이나 실내 관광지 등 사업체의 수익은 크게 줄었다.  

대외적인 요인에 크게 휘둘려온 제주 관광업계가 사스, 세계금융위기, 메르스, 한한령 등 상황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에 직면했다. 말 그대로 ‘미증유'의 사태다. 

이와 관련해 부동석 제주관광협회 회장은 "지금 제주 관광산업은 고사 직전이다"라고 표현했다. 

부 회장은 “정말 고사 직전이다. 코로나로 인한 관광산업의 피해는 단순 통계적 수치보다 더 크다”며 “위드(with) 코로나 시대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관광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서 며칠 체류하다 돌아가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이 제주 곳곳을 돌아다니지 않는다는 말은 관광사업장 방문이 적다는 얘기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관광산업이 침체다. 제주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관광산업이 무너지면 제주경제가 통째로 흔들린다”고 말했다. 

부 회장은 “무조건적으로 제주 입도 관광객을 막는 것도 옳지 않다. 코로나 감염 위험이 있는 관광객을 철저히 차단하되 감염 위험이 없는 관광객을 받는 '핀셋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 청정 제주관광이 나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물론 관광사업체 자체적인 철저한 방역이 선행돼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관광업계 생존을 위해서는 철저한 방역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업계의 위기탈출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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