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추자주민 A씨 부부가 미안한 마음을 담아 추자섬에 기부한 마스크 4000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추자주민 A씨 부부가 미안한 마음을 담아 추자섬에 기부한 마스크 4000개. ⓒ추자면사무소.

한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한순간에 섬 전체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었던 제주 추자도에 코로나 방역을 위한 마스크 4000장이 기부돼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마스크 기부자가 다름아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추자주민 A씨 부부여서 주민들 사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추자주민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추자섬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틀 후 24일에는 A씨의 아내마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사이 부부와 접촉한 다수의 추자주민들 사이에 n차 감염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섬 전체가 한순간 위기에 처했다.  

추자보건진료소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를 통해 당시 채취된 검체만 190여건에 달했으며, 주민 18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추자도에 코로나19 확산 긴장감이 이어지던 지난달 세밑에 추자면사무소로 한통의 전화가 왔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추자주민 A씨 부부의 아들이었다. 

A씨 부부의 아들은 “부모님이 본인 때문에 추자주민들이 코로나를 걱정한다며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너무 죄송한 마음에 주민들에게 마스크 기부를 생각하셨다. 주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담아 직접 전달하고 싶어 하셨지만, 아직 음압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제가 부모님 대신 기부 의사를 전하게 됐다. 감염 경로 차단을 위해 저도 추자도를 직접 방문하지 못하고 택배로 전달하려 한다”고 전했다.  

통화가 끝나고 며칠 뒤 인 12월29일 추자면사무소에 KF94 마스크 8박스(1상자 낱개 500장)가 도착했다. A씨 부부가 기부한 마스크는 총 4000장이다.  

추자면사무소는 A씨 부부의 뜻에 따라 음압병상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부부를 대신해 마스크를 각 마을별로 배분하고 각 마을(리)에선 주민들의 가정마다 고르게 배분했다.  

추자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던 지난달 A씨 부부의 아들이 전화로 부모님의 마스크 기부의사를 전달해왔고, 새해와 함께 마스크를 보내와 주민들 가정마다 고르게 배분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A씨 부부도 본인들이 코로나에 걸리고 싶어서 걸린게 아니지만, 부부는 자신들 때문에 추자 주민들을 한때 코로나 감염 걱정을 하도록 해 많이 미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주민들도 부부의 완치를 기원하며 마스크로 보내온 정성스러운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낮 12시를 기해 추자 주민 8명에 대한 자가격리가 해제되면서 추자면에 남아있는 코로나 자가격리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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