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라진 시간들 드러내는 용해숙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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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문화공간 양, 1월 13일까지 용해숙 개인전 ‘왓, 18컷’ 진행

용해숙 작가는 지난해 11월 27일부터 1월 13일까지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에서 개인전 ‘왓, 18컷’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강원도와 강원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린다. 제목인 ‘왓’은 제주어로 밭을 뜻하며 작가에게는 이번 전시의 출발이 되는 장소이자, 제주도의 상징이다. 작가는 제주도의 과거와 현재를 다양한 사물들, 영상, 사진, 이야기, 소리 등을 활용한 작품으로 풀어냈다.

전시는 이야기를 쓰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사라진 어느 봄날 밤에서 시작된다”라는 문장과 열일곱 장면으로 구성된 글로 완성한다. 글 제목은 ‘왓, 18컷’으로 전시 제목과 같다. 이 글이 전시에서 청각화와 형상화가 됐다. 글의 몇 장면은 낭독돼 영상과 함께 설치되기도 하고, QR코드를 활용해 음성으로만 만들어졌다. 또한 몇 장면은 다양한 오브제, 사진, 영상으로도 표현됐다. 글도 책의 형식으로 엮어 전시했다.

전시장에 설치된 대부분의 오브제는 제주도에서 작가가 우연히 만난 사물들이다. 동문시장에서 산 추자도산 미역, 추자도 어느 집에서 발견한 타일, 공터에서 주어온 고무공과 돌덩이, 화북동 신발가게에서 기증받은 괴목(槐木)이 작품이 됐다. 거로마을과 부록마을을 관통하는 공사 중인 도로, 사라봉 등대와 제주항이 보이는 밤바다, 제주도 어느 바닷가 물속 등은 사진과 영상에 담겼다. 시멘트로 만든 제주도 모양 조각은 유일하게 작가가 직접 만든 작품이다.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용해숙, 왓 18컷, 퍼포먼스, 30’39”, 2020.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용해숙, 왓 1컷, 단채널 비디오, 2’31”, 2020.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용해숙, 왓 5컷, 미역, 가변설치_부분, 2020.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용해숙, 왓 15컷, LED 형광등, 괴목, MP3플레이어, 가변설치, 3’12”, 2020.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문화공간 양은 “현재 제주도의 풍경 속에 층층이 쌓여있는 역사, 감춰진 사회문제 등을 살피며, 일상의 공간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물을 만나서 이번 전시가 이뤄졌다”며 “개발 위주의 경제 성장이 일으킨 문제에 관심을 지닌 작가는 최근 10여 년간 제주도에서 압축적으로 진행된 파괴와 개발의 과정과 여전히 상처와 아픔으로 남아있는 4․3에 주목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지도 못하고, 제주도 밖을 벗어나지도 못한 채 경계에서 제주도를 바라보았다”고 설명했다.

거로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할머니와의 인터뷰는 4.3을 이야기 한다. 화북천에 고인 물을 걸레에 묻혀 바위를 닦는 행위는 4․3 때 억울하게 죽은 수많은 이의 넋을 위로하는 일종의 의례다. 연북로의 나머지 구간을 완성하기 위한 공사 현장 사진은, 개발로 공동체가 깨지고 마을의 역사는 잊히는 등 개발 문제를 드러낸다.

문화공간 양은 “용해숙 개인전은 제주도의 현재 모습 뒤에 감춰져 있는 또 다른 모습을 확인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와 관련된 작가와의 대화는 문화공간 양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www.culturespaceyang.com
제주시 거로남6길 13(화북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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