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79. 애기석잠풀 (Stachys agraria Schltdl.&Cham) -꿀풀과-
57년 만의 한파경보가 내려졌던 제주에서는 1월 초부터 많은 눈이 내려 섬 전체가 설국이 되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이런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을 피운 귀화식물을 소개해 드립니다.
2015년 서귀포에서 발견되어 2016년에 한국식물분류학회지에 소개된 귀화식물입니다.
꿀풀과의 애기석잠풀이라고 하는 식물이 오늘 소개해 드릴 주인공입니다.
꿀풀과는 세계적으로 205속 6,700여 종이나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26속 65종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식물분류학회에 들어가 확인한 <애기석잠풀>의 논문을 인용해 보면, ‘본 연구에서 확인한 미기록 귀화식물인 애기석잠풀은 화관의 크기가 길이 2.4~5.2밀리로 한반도에 분포하는 석잠풀속 다른 분류군에 비해 비교적 작다. 또한 애기석잠풀은 소화가 6~12개로 마디에 돌려나며, 소화의 수가 그 이하로 달리는 석잠풀과 뚜렷하게 구별된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화관 : 꽃잎의 총칭
* 소화 : 겉보기에는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화서(花序)에서 그것을 구성하는 개개의 꽃
이 애기석잠풀은 멕시코가 원산으로 미국의 남부지역을 포함한 남미 일부 지역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 분포하는 석잠풀속은 4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석잠풀속 : 석잠풀, 개석잠풀, 털석잠풀, 우단석잠풀>
이 애기석잠풀은 석잠풀에 비해 그 크기가 작아 애기석잠풀로 학계에 보고된 식물이라고 합니다.
세 잠 자고난 모습이 누에랑 비슷하다고 하여 또는 누에가 세 번째 잠을 자는 시기에 꽃이 핀다고 하여 붙여진 석잠풀과 애기석잠풀의 비교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애기석잠풀의 제주의 이입 경로는 재배작물 혹은 목초의 수입과정 중 종자가 함께 유입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논문에 따르면, 본 식물은 짧은 기간에 넓은 지역으로 급속하게 분포지를 확장하는 강한 번식력을 가지고 있어 잠재적인 교란의 위험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어 주변의 분포지 확산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귀화식물인 애기석잠풀, 둥근빗살현호색, 솔잎해란초 등 제주의 귀화식물들도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처럼 너무 많이 번져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다만, 이 한파 속에서도 꽃을 피운 아주 작은 식물인 애기석잠풀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가라고 교훈을 주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