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 강승수 신부, 환경부 앞 농성 동참

매주 금요일 오후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미사를 진행하고 있는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매주 금요일 오후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미사를 진행하고 있는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천주교 대전교구 강승수 신부가 세종 환경부 청사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건설반대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강승수 신부는 지난해 9월부터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의 주도로 이어지고 있는 환경부 앞 제2공항 반대 천막농성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카톨릭농민회 지도신부이자 천주교 생태환경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승수 신부는 그동안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제2공항 반대 미사를 진행해 왔다.

강승수 신부는 "농성장을 외롭게 지키고 있는 김경배님의 투쟁에 동참하고 제주도에서 곧 실시 예정인 제2공항건설 찬반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의 지혜로운 선택을 바라는 마음과 아울러 환경부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하여 제주의 자연과 생명이 온전히 지켜지길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농성을 시작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주교 대전교구 강승수 신부(왼쪽)와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오른쪽).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주교 대전교구 강승수 신부(왼쪽)와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오른쪽).

특히 제2공항 건설은 제주의 난개발 문제, 쓰레기 처리문제, 오염수로 인한 인근해역의 오염문제, 교통체증과 주거비상승 등 해결해야 할 많은 지역의 현안을 외면한 개발정책이라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강 신부는 최근 제2공항 건설반대 미사를 통해 "산업문명의 총아라 할 수 있는 항공산업의 확장으로 인해 제주의 오름들과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들과 제주의 땅을 살아 숨쉬게 하는 숨골들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구상 곳곳에서 이와 비슷한 개발과 보호 사이의 문명 대립이 생겨나고 있다. 인간의 존립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어리석고 욕망에 가득찬 선택을 거둬야 한다"며 "인간과 함께 살고 있는 생물들이 사라지면 인류도 곧 사라질 수밖에 없다. 지속할 수 없는 문명을 버리고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 강승수 신부 제주제2공항건설반대 미사강론

[생태문명]

생태학자들은 인간이 지구생물체와의 공존을 마다하고 지금처럼 ‘생태학살’을 지속한다면 앞으로 20년 안에 지구생물종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지구 역사상 모두 5차례가 있었다고 하는 ‘대멸종’이 인류에 의해서 그 여섯 번째가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2백 년 동안 인류가 만들어 놓은 ‘산업문명’이 ‘대멸종’이라는 결과를 빚어내고 있다. 

인류가 지금 누리고 있는 산업문명은 여러 가지 편리함을 선사했고 먹거리도 많아졌으나 결정적인 결함이 있으니, 그것은 자기 존립의 근거인 지구를 황폐화하여 스스로를 지속가능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지속할 수 없는 문명을 버리고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생태신학자인 토마스 베리 신부는 “지구가 황폐화된 가장 치명적인 원인은 다른 존재들을 근본적으로 무시한 채 모든 권리를 당연하다는 듯 인간에게 부여하는 태도에 있다”고 했다. 자연 자원을 비롯해서 지구상의 다른 존재들은 인간이 이용할 때만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가치관과 태도가 산업문명의 전제이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인간들은 죄의식 없이 지구에 대한 학대와 착취를 자행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학문, 심지어 종교적인 모든 체계는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를 분리해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든 인간이 아니든 모든 것은 지구 위의 한 식구들이다. 하나의 지구 가족으로서 모든 존재는 인정받고 존경받을 권리를 지니고 있다. 토마스 베리는 말한다. “나무들은 나무의 권리를, 벌레는 벌레의 권리를, 강은 강의 권리를, 산은 산의 권리를 갖는다. 우주 전체에 걸쳐 모든 존재들이 자신의 권리를 갖는다. 그러나 모든 권리는 제한적이고 상대적이다. 인간의 경우도 그러하다.” 특히 인간의 경우에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제는 전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지구상의 다른 존재들을 나와같은 권리를 가진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살아가야는 하는 것이다. 이것이 생태문명의 기본 자세이다. 

산업문명의 총아라 할 수 있는 항공산업의 확장으로 인해 제주의 오름들과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들과 제주의 땅을 살아 숨쉬게 하는 숨골들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연대하여 매 주 금요일 오후 2시 세종환경부청사 앞에서 거리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지구상 곳곳에서 이와 비슷한 개발과 보호 사이의 문명 대립이 생겨나고 있다. 인간의 존립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어리석고 욕망에 가득찬 선택을 거두어야 한다. 인간과 함께 살고 있는 생물들이 사라지면 인류도 곧 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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