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3기 대학생 기자단-제주 청년들을 만나다]
(1) 박은지-안희연 씨 “다양한 문화공간-소규모 직무멘토링 있었으면”

제주대 분자생명공학전공인 안희연 씨는 제주지역 각종 기관들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제주의소리
제주대 분자생명공학전공인 안희연 씨는 제주지역 각종 기관들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제주의소리

제주의 청년 인구 유출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역 청년(20~34세) 전출 인구 수를 확인해 보면 2013년 7823명에서 2018년 1만554명으로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제주도 청년 통계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제주도 청년 인구는 17만7689명으로 제주도 인구(66만7191명)의 26.6%를 차지했다. 제주의 청년 인구 비율은 전국(28.4%)보다 1.8%p 낮았다. 2010년과 비교하면 제주도 인구는 16.8% 증가한 반면, 청년 인구는 7.6% 증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2017년 제주청년 종합실태 조사 등을 통해 제주도 내 청년 인구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훈련 기회 부족을 지목했다. 

실제 청년들이 체감하는 제주의 한계와 어려움은 무엇일까? 그들이 어떤 시각으로 제주사회를 바라보고 있고 현재 그들이 느끼는 갈급함은 무엇인지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이들의 고민과 생각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처음으로 만나기로 한 두 명의 청년은 박은지(25, 제주대 언론홍보학 4)씨와 안희연(24, 제주대 분자생명공학 4)씨다. 

다양한 대외활동을 해온 이들은 최근에는 제주청년센터의 청년재주꾼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중이었다. 박은지씨는 제주청년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청년들과 인터뷰를 나누고 기록하는 일을, 안희연씨는 제주의 청년활동가들을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제주대 언론홍보 전공인 박은지 씨는 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대 언론홍보 전공인 박은지 씨는 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기자=지금 제주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요?

박은지=취업난이 가장 큰 고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주에도 나름 일자리가 있지만, 주위에 저와 비슷한 대학생 또는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공무원 또는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일자리가 있는 것에 비해 가고 싶은 곳의 일자리 수가 적어 취업방향을 좁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안희연=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고민으로 다가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기업을 선호하는데 그런 기업은 대부분 수도권 주변으로 많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전출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흔히 청년세대를 이야기할 때 여전히 사회에서는 ‘어리고 미성숙한 존재’라는 편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와 다른 지금의 청년세대는 어떠한 시각과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박은지=기성세대에 속한 분들 중에서 정해진 틀 안에서 생각하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반면 대다수의 청년들은 정해진 틀을 깨고 다양한 시각과 틀에서 생각하며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희연=청년세대는 기성세대가 생각하지 못한 소외된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시각에서 많은 것을 바라보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기자=여러분이 느낀 ‘제주에 지금 필요한 정책’은 어떤 것이 있나요?

안희연=타지역에 비해 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부족한 것 같아요. 다양한 청년들과 만나 다양한 예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박은지=직무에 맞는 소규모 멘토링 활동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을 원하는 분들이 있다면 영업에 집중된 멘토링을, 마케팅을 배우고 싶은 분들이 있으면 마케팅에 집중된 멘토링 등 세분화된 영역의 소규모 멘토링 활동들도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자=두 분이 꿈꾸는 제주사회의 모습은?

안희연=앞으로도 제주사회가 타 지역과 소통을 꾸준히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서로 잘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을 하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은지=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제주도에 일할 수 있는 자리는 많으나 청년들이 원하고 가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한정적이여서 청년들이 부득이 타지역으로 많이 이동하는 거 같아요. 

기자=청년들 스스로도 변화돼야할 부분이 있다면?

안희연=청년들 입장에서 스스로 필요할 것 같은 정책이나 제도가 있다면 목소리를 계속해서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년들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나 활동들 중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많은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은지=앞서 말한 제도나 정책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기존에 있는 활동이나 프로그램에 많은 청년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을 위해 개설된 활동들은 많은데, 관련한 활동을 참여해 본 결과 이전에 같이 활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혹시 활동에 참여하는 데에 있어 주저하는 분들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많은 청년들이 참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주지역 프로그램 중에서도 타지역 청년들이 많이 참여하고 활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주도민인 청년들도 많은 참여와 도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청년’을 다른 사물에 비유하자면?

박은지=연필로 무언가를 쓰거나 그려도 지울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연필은 깎을수록 더 가치가 있어지기 마련입니다. 청년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전을 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고 더 가치 있는 사람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을 해보고 실패도 경험해보면서 다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안희연=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돛단배처럼 청년도 두려움을 갖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송민재 제주의소리 3기 대학생기자

보이지 않는 어느 곳에서 고통을 겪으며 힘들어하고 있을 사람들, 나는 그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이제는 다짐을 실천할 때이다.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달하여 작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도록 나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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